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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출구 안 보이는 ‘맞교환’ 우회로 찾을까

등록 2007-08-03 19:03수정 2007-08-04 11:03

아프간 피랍 17일째 ‘대면협상’ 임박
탈레반 설득 수용가능 요구로 변경 주력
국제여론 업고 아프간 정부 압박도 병행

한국 정부 협상단과 탈레반의 직접협상이 임박한 가운데, 정부가 어떤 카드로 탈레반을 설득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직접협상을 시도하기 시작한 시점은 심성민(29)씨가 살해된 지난달 31일(한국 시각) 이후로 관측된다. 아프간 정부의 노력과 선의만으로는 상황 악화를 막을 수 없다는 절박감 속에서, ‘테러단체와 직접협상 불가’라는 국제사회의 일반적 관례를 벗어나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막상 직접협상이 성사돼도,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무장세력을 동시에 만족시킬 카드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탈레반 쪽은 한국과 직접협상이 이뤄지더라도 8명의 탈레반 포로 석방이란 기존 요구를 고수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통화에서 “한국 대표단은 우리 전사들이 한국 인질들과 맞교환되어 풀려나도록 미국에게 말하겠다고 우리를 설득시켰다”며 인질과 수감자의 맞교환에 미리 못을 박았다.

이에 따라 직접협상의 일차적인 관건은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탈레반 쪽의 수감자 석방 요구를 순치시키거나, 다른 요구로 바꿀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접촉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목표는 그들이 요구하는 수감자의 석방이 우리의 한계를 넘는 요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요구 조건은 변경이 가능할 것이다”며 “우리는 능동적으로 변화된 상황에 맞춰 대응하겠다”며 직접협상의 취지를 분명하게 제시했다.

수감자 석방의 대안으로는 몸값이 다시 거론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앙통제력을 회복한 탈레반이 수감자 석방을 한결같이 요구하고 있는 점에 비춰 보면 ‘몸값 카드’가 공개적으로 거론되기 힘들 뿐만 아니라 그 자체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탈레반이 석방을 요구하는 포로의 숫자를 줄이거나 급을 낮춰, 아프간 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것도 대안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포로 석방을 ‘정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는 아프간 정부가 유연한 입장을 내보일지는 장담할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날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상황을 타개해 나가기 위한 창의적인 의견을 많이 내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도 한국이 처한 딜렘마를 드러내 준다.


정부는 일단 직접협상을 통해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를 끌어내기보다는, 탈레반의 진짜 속내를 파악하면서 다각도로 절충점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직접협상은 탈레반과 신뢰 구축을 통해 최소한 상황 관리 정도는 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국제 여론을 동원해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양쪽을 외곽에서 압박해 가는 병행 전략을 구사해 협상력을 최대한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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