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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한국협상단-탈레반, ‘대면협상’ 장소 선정 진통

등록 2007-08-03 18:55수정 2007-08-04 10:46

한국 인질들을 치료하겠다고 나선 아프가니스탄 의료진이 가즈니주에 도착해 3일 주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가즈니/AP 연합
한국 인질들을 치료하겠다고 나선 아프가니스탄 의료진이 가즈니주에 도착해 3일 주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가즈니/AP 연합
탈레반, 유엔 안정보장 요구…“한국과 교섭 60% 진전”
“여성 인질 2명, 먹지도 걷지도 못하는 상황”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16일째인 3일 한국 협상단과 탈레반은 대면협상 개최 장소를 논의했다. 그러나 안전보장 문제 때문에 장소 선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탈레반은 유엔이 안전을 보장하면 카불 등 아프간 정부 통제 지역에 협상단을 보낼 수 있다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현지 통신사인 <아프간이슬람통신>(AIP)은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한국 정부 대표단이 가즈니주에서 우리와 접촉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안전을 보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유엔 쪽에서 탈레반(협상단)이 다치지 않는 것을 보장한다면, 카불 등 정부가 장악한 다른 도시와 다른 나라에서도 협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이피>(AP) 통신은 카불 주재 유엔 사무소와 연락이 닿지 않아 반응을 들을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한국 쪽은 가즈니주에서 나토군이 운영하는 재건단 시설에서 만나자고 한 반면, 탈레반은 자신들의 통제 영역에서 협상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강성주 주아프간 대사를 비롯한 한국 협상단은 나토군 재건단 시설에 머물며 탈레반과 전화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미군 바그람 기지에 주둔 중인 동의부대 소속 의료진도 협상단과 합류했다고 밝혔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3일 탈레반과 한국 정부가 전화를 통해 직접협상을 시작했다고 탈레반 대변인의 말을 따 보도했다.

아프간 가즈니주의 탈레반 사령관 물라 사비르 나시르는 전날 미국 <시비에스>(CBS) 방송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 협상단 접촉에서) 이제까지의 진전에 만족하고 있다. 60% 정도의 진전이 있었다”며 당분간 인질을 추가로 살해하지 않겠다는 뜻을 비쳤다. 그는 “한국 대사의 설명에 만족하고 있다”며, 협상이 며칠 안에 결과를 보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은 지금까지 나온 탈레반 쪽의 반응 가운데 가장 긍정적인 것이다.

탈레반 대변인 아마디는 3일 “많이 아픈 한국인 피랍자 2명의 건강이 걱정된다면 우리 수감자 2명과 맞바꾸자”며 ‘2 대 2 우선 교환’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날 <교도통신>과의 통화에서 “여성 인질 2명은 건강한 이들처럼 먹지도 걷지도 못한다”며 “움직일 때마다 부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아프간·파키스탄을 방문하고 온 백종천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한테서 결과를 보고받은 뒤 “상황을 타개해 나가기 위한 창의적인 의견을 많이 내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천 대변인은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리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정상회담(5~6일)을 두고 “두 정상이 우리의 방침을 충분히 이해하고 정상회담에 임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본영 이태희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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