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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미 정부-의회 ‘테러범에 양보없다’ 원칙 강조

등록 2007-08-04 08:30

국회방미단, 미 각계에 인질사태 융통성 촉구
미 "사태해결 최선 다하되 협상 불가" 재천명
미국 정부와 의회는 탈레반 무장세력에게 인질로 잡힌 한인들의 석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테러리스트에게 양보하지 않는다'는 원칙과 정책엔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고 국회 방미단이 3일(현지시각) 전했다.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차관과 톰 랜토스 하원 외교위원장 등 미국 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은 인질사태 해결을 위한 미국의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한국 국회의원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고 의원들이 밝혔다.

번스 차관은 2일 한국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미국은 사태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에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으나 테러리스트들에게 양보할 수 없다는 미국 정부의 기존 방침은 확고함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번스 차관은 탈레반 죄수들을 풀어주면 이들은 미군 뿐 아니라 한국군을 다시 공격할 것이라며 인질-죄수 교환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면담에 참석한 김원웅 통외통위 위원장은 밝혔다. 번스 차관은 또 납치범들과 협상을 하면 더 많은 납치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면 몸값 지불에도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랜토스 하원 외교위원장도 3일 한국 의원단과의 면담에서 사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짐한뒤 "내 손자가 잡혔어도 탈레반과는 협상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랜토스 위원장은 '테러리스트들에게 양보를 하면 더 많은 테러와 납치가 벌어지고,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질 것'이라며 테러범들과의 협상은 안된다는 확고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랜토스 위원장은 또 아프간 사태는 미국 뿐 아니라 유럽과 한국을 비롯한 모든 문명사회가 적극 도와야 할 인도적 문제라며 '한국군의 아프간 조기 철수는 유감이며, 오히려 아프간에 병력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번스 차관은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사태 해결을 위해 `창의적 외교'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했으나 이는 납치범들에게 양보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인질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지적한 것이라고 의원들은 설명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세계 각국에 한인이 없는 나라가 없을 정도로 한국의 위상이 커졌음을 지적하며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사태 접근을 주문했으며, 스티븐 플레너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 등 민간전문가들도 테러범들과의 협상 불가 원칙은 고수돼야 함을 강조했다고 의원들은 말했다.

미국 정부나 의회 관계자들은 그러나 한국 정부의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 방침을 비롯한 이제까지의 대응에 대해서는 아무런 부정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채, 한국측과의 긴밀한 협력 방침을 강조했다.

한국 의원들은 인질 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 정부와 정치권이 최대한의 융통성을 발휘해줄 것과 특히 군사작전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했으며, 미국측은 군사작전은 사태 당사국인 한국과 주권국가인 아프간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의원들은 5-6일로 예정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간의 회담에서 사태해결을 위한 전향적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사이드 자와드 미국 주재 아프간 대사는 의원들에게 카르자이 대통령이 한인 인질사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유명 테러전문가는 이슬람학자나 성직자, 부족장 등을 종교적 사회적 압력을 극대화하는게 중요하며, 아프간 정부가 어차피 풀어줄 죄수를 석방함으로써 탈레반의 체면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할만 하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창 김재홍 특파원 lkc@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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