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에서 탈레반이 한국 정부 협상단과의 대면 협상의 조건으로 3일 유엔의 안전보장을 요구한 것과 관련, 유엔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엔은 탈레반이 자신들의 요구를 언론을 통해 알리는 것에 일일이 대응하며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민감하게 돌아가는 사태의 해결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안전보장 요구를 통해 탈레반이 이번 인질사건 해결에 유엔까지 직접 개입시킴으로써 협상 등에서 보다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점도 유엔을 더욱 신중하게 만들고 있는 있는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유엔 관계자는 이에 따라 "지금 당장 어떻게 하겠다고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유엔은 이번 피랍사태 해결 노력과 관련, 사안이 민감한 만큼 필요한 준비가 되고 입장을 내놓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될 때에 입장을 밝힌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반기문 사무총장이 지난달 21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피랍자들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 이후 이번 사태와 관련한 유엔의 노력이나 활동을 공개하는 것을 자제하며 매우 신중한 자세를 보여왔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유엔본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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