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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투사 프로듀서’가 쓴 모차르트와의 연애기

등록 2007-01-04 15:18수정 2007-01-04 19:44

<내가 사랑하는 모차르트>이채훈 지음, 호미 펴냄. 1만5천원
<내가 사랑하는 모차르트>이채훈 지음, 호미 펴냄. 1만5천원
잠깐독서 /

제목을 보고, 당연히 음악가나 음악평론가가 쓴 책이려니 했다. 그런데 ‘이채훈’ 지은이 이름이 낯익다. 문화방송의 시사고발프로그램 ‘PD수첩’과 ‘이제는 말할 수 있다’에서 활약하던 그 ‘투사 프로듀서’와 ‘동명이인’인가? 그런데 ‘동명일인’이었다. 아무리 모차르트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지만, 책을 써낼 정도로 조예가 깊단 말인가? 그것도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쓴 모차르트 책’을 철학 전공의 애호가가 썼다니. 내용에 앞서 그 사연이 더 궁금해졌다.

‘중학교 때 처음으로 모차르트의 세레나데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소야곡)’을 들었을 때였다. 음악에서 은은한 빛이 흘러나오는 것을 느꼈다. 갑자기 세상이 밝아졌고, 순결한 여혼들이 춤을 추고 있는 영상이 눈앞에 나타났다.…길을 걷다가 문득 모차르트 협주곡 24번을 머리에 떠올리는 순간 그만 눈물을 떨구는가 하면, 모차르트를 들으면서 죽고 싶다고 무심결에 중얼거리기도 한다.’

모차르트와 첫 만남을 묘사한 대목만 봐도, 벌써 범상치 않다. 그토록 예민한 음악적 감수성을 오랫동안 묻어둬야 했던 사정은 명확하지 않으나, 피디로서 클래식 음악 전문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온 이력이 만만찮다. ‘21세기 음악의 주역-장영주, 장한나’, ‘정상의 음악 가족 정트리오’, ‘세계를 지휘한 동양인 주빈 메타’…. 그리고 마침내 2006년 모차르트 탄생 250돌 기념 ‘모차르트 2부작’과 ‘비엔나의 선율, 마음에서 마음으로’를 통해 그는 35년간 키워온 ‘모차르트 짝사랑’을 맘껏 펼쳐 보였다. 지난해 가을에는 모차르트 전곡 연주에 도전한 서울 튜티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직접 지휘하기까지 했다.

세계 곳곳의 모차르트 공연현장 취재기를 비롯 그의 생애, 전문가들과 대담기, 영화 ‘아마데우스’의 진실과 허구 등등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된 책은 마치 ‘한편의 연애기’를 듣는 듯 재미있다. 읽다보니, 무엇보다 ‘한평생 맘놓고 사랑할 수 있는, 영원히 배반당할 우려도 없는 대상’을 찾은 지은이가 부러워진다. 그 자신은 ‘모차르트를 사랑하는 한 영혼의 간증’이라고까지 했으니, 서로 상처받을 일도 없을터.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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