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와 변주2> 인디고 서원 엮음, 궁리 펴냄. 1만5000원
잠깐독서 /
지난해 인터넷을 통해 직장인들의 심금을 울렸던 ‘회사가기싫어송’. 그 속에는 일상에 치여 살다 ‘멀어져가는 꿈’에 대한 한탄도 들어있다. 고교를 졸업하면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행복인줄 알았고, 대학을 졸업하면 그럴듯한 직장에 들어가는 게 행복인줄 알았다. 수많은 취업 준비생들을 옥죄는 것은 일하고 싶다는 열망도 열망이지만, 남들처럼 때가 되어서도 직장인이 되지 못했다는, 다른 이들에 비해 뒤쳐졌다는 불안감일 것이다.
요새 평균 수명이 약 80살 정도라고 하는데, 우리는 그 기나긴 삶 중 나의 ‘행복’을 위해선 몇 년 정도를 사용할까?
세상에 되지 못할 것이 없었던 유년시절을 뒤로 하고, 파릇파릇했던 청소년 시절. 우리는 (아니 적어도 나는) 어떻게 하면 옆에 있는 친구보다 좋은 성적을 거둘지, 잘나 보일지를 고민했다. 그래서 그토록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직장인이 되어서도 많은 이들이 아직은 행복하지 않다고 호소하나 보다.
2004년 부산에서 문을 연 청소년 인문학 서점인 인디고 서원에서 열린 독서토론회의 이름은 이 책 제목인 주제와 변주다. 책 <주제와 변주>를 통해 토론회의 내용을 훔쳐보자니, 많은 이들이 청소년기에 이런 토론회에 참여했다면 지식이 아닌 삶의 지혜를 얻었을 법하다. 인디고(indigo)란 원래 쪽빛을 내는 천연 식물염료를 가리킨다고 한다. 때묻지 않은 청소년들의 순수한 꿈과 열정은 인디고를 닮았다. 청소년기는 훌쩍 지났지만 조병준, 황경신, 김홍히, 성석제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들려주는 삶에 대한 이야기는 자꾸 내 뒤를 돌아보게 한다.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 정답은 없어요. 어려운 길을 선택해 힘들게 걸어간다고 해서 행복해진다는 보장도 없어요. 죽을 때까지 한 길만 걸어간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가치 있고 행복해지는 것일까요? 어쩌면 길을 정하는 것 자체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어요. 자신의 마음속에 중심을 가지는 것, 어떠 기준을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한 거죠. 중심과 기준이 있다면 두 갈래의 길 앞에서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알게 되겠죠“(본문 81쪽)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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