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 장철규 기자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인터뷰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20일 정치권의 이른바 ‘대통합’ 문제와 관련해 “한나라당 안에 있는 사람들이나, 정치권에 손발을 들여놓지 않은 사람들을 많이 끌어들여 새로운 정치적 중심을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구여권의 복원, 재구성만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겠느냐”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특히 범여권 통합 논의 과정에서 제기되고 있는 친노그룹 등 특정 세력 배제론을 두고 “어떤 사람과 같이 가느냐, 배제하느냐를 양도절단식으로 규정하는 것이 분명한 길이냐”며 “정치에서 금도라고 하는 것은 내용이 있어도 얘기를 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다”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의 캠프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한 손 전 지사는 인터뷰 과정에서 ‘이제 와서 범여권 지지자들에게 표를 달라는 것은 염치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는 일순간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다음은 손 전 지사와 일문일답 요지다.
-지난 17일 창립한 선진평화연대는 정당으로 가는 것인가?
=(웃으면서) 정당하면 될 것 같은가. 때로는 정치적 모호성이 새 가능성을 보여줄 수도 있다. 앞으로 선진과 평화를 추구하는, 그것을 희망하는 정치가 어떤 형태로 이뤄지든 간에 중요한 바탕이 될 것이다.
-고건 전 총리가 지난해 하반기에 ‘새 정치’, ‘중도’를 표방하면서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다 접었다. 우리 정치사에서 양쪽을 아우르는 시도가 성공한 적이 있나?
=양쪽을 아우르는 것과 중간에 서겠다고 하는 것은 다르다. 좌다 우다가 아니라 민주화, 산업화 세력을 같이 끌어안고 좌우를 포용해서 대통합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민주화·산업화 세력 모두 안고 대통합…옛 여권 단순복원으로 설득 못해” [%%TAGSTORY1%%] -“대통합의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통합의 대상과 범주, 원칙은 어떤 것인가? =지금 우리가 다 같이 염려하는 것은 통합이 기존 여권의 단순한 복원이면 안 되겠다, 그렇게 비쳐서는 안 되겠다 생각한다. 국민들을 설득하고 감동을 줄 수 없다. 세력도 세력이겠지만 희망과 비전을 주는 동력,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으냐는 것이 내 문제의식이다. -어찌 됐든 현실 정치세력과 같이 가야 할 것 아닌가? =‘융화동진’이라는 것이 하나로 녹여서 화합해서 조화를 이뤄 함께 가자는 것이다. 이 사람은 된다, 이 사람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융화동진의 정신이 아니다. 그렇다고 옛날 정치를 그대로 복원하는 것도 아니다. 환골탈태라는 말을 쓴다. 과거의 기득권을 그대로 틀어쥐고 앉아서 대통합이라는 명목 아래 둥지를 트는 것이 융화동진에 포함될 수 있겠는가. -비한나라당 대통합 논의의 주된 이슈는 친노그룹, ‘무능한 좌파’의 배제 여부인데, 어떤 입장인가? =과거 운동권의 가장 큰 폐해 중 하나가 너무 논쟁을 하는 것이다. 큰 틀과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중요하다. 큰 숲을 보고 큰 틀을 봐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지금 그걸 일률적으로 어떤 사람과 같이 가느냐, 배제하느냐 규정하는 것이 분명한 길이겠나. -민주화 운동사에서 결정적이던 80년 5월과 87년 6월에 손 전 지사는 국내에 없었다. ‘편안한 길을 택했다’는 지적이 있다. =80년 5월18일에는 여기 없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살해된) 79년 10월26일에는 김해 보안대에 갇혀 있었다. 유신시대를 어떻게 살았는지는 그때 내가 어디에 있었는지 보아달라고 국민들에게 말해달라. 나름대로 영국에서 공부하며 내 할 일을 했다. 87년 6월10일에는 분명히 영국에 있었다. 그러나 86년 1월께 전두환 독재 체제에 항거하는 운동을 하기 위해 귀국했다. 기사연(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을 맡았고, <기사연 리포트>라는 운동권 정세분석지를 처음 만들었다. 내가 86년 초에 전두환 정권에 대항하는 싱크탱크를 운용하기 위해 들어온 것은 왜 말을 안하는가.
-민자당(민주자유당), 신한국당,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 대변인,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지사를 죽 거쳤는데 이제 와서 범여권 지지자들에게 지지해 달라는 것은 염치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한나라당에서 단물을 빨아먹었다? 물론 민자당 공천으로 국회의원 되었고, 한나라당 공천으로 도지사도 되었다. 내가 내 입으로 ‘경기도지사 잘했다’ 그럴 수는 없지만 그 업적과 능력에 대한 평가는 국민들이 한나라당의 집권능력에 안심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고 자부한다. 지금 비한나라당 또는 범여권에서 손학규가 한나라당에서 단물을 빨아먹었으니 염치없다고 하는데 그런 자세로 손학규를 볼 것인지, 그것이 필요하고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봐달라. 그게 아니라 손학규가 살아온 역정과 시대정신과 능력을 살리려면 다른 시각에서 보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93년부터 정치를 했는데, 한 단어로 ‘손학규는 이거다’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내가 너무 많아서 한 단어로 (정리가) 안 되는 거다. 민주화, 개혁, 이 나라 경제, 일자리, 경기도지사,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행정능력, 특히 경기도지사로서 첨단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이런 것들이다.
“한나라 단물 빨아먹고 여권에 표달라?
내가 살아온 시대정신·능력으로 봐달라” [%%TAGSTORY2%%] 인터뷰 백기철 정치팀장, 정리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 [인터뷰 전문] “손학규 떠난뒤 한나라당 어떻게 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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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산업화 세력 모두 안고 대통합…옛 여권 단순복원으로 설득 못해” [%%TAGSTORY1%%] -“대통합의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통합의 대상과 범주, 원칙은 어떤 것인가? =지금 우리가 다 같이 염려하는 것은 통합이 기존 여권의 단순한 복원이면 안 되겠다, 그렇게 비쳐서는 안 되겠다 생각한다. 국민들을 설득하고 감동을 줄 수 없다. 세력도 세력이겠지만 희망과 비전을 주는 동력,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으냐는 것이 내 문제의식이다. -어찌 됐든 현실 정치세력과 같이 가야 할 것 아닌가? =‘융화동진’이라는 것이 하나로 녹여서 화합해서 조화를 이뤄 함께 가자는 것이다. 이 사람은 된다, 이 사람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융화동진의 정신이 아니다. 그렇다고 옛날 정치를 그대로 복원하는 것도 아니다. 환골탈태라는 말을 쓴다. 과거의 기득권을 그대로 틀어쥐고 앉아서 대통합이라는 명목 아래 둥지를 트는 것이 융화동진에 포함될 수 있겠는가. -비한나라당 대통합 논의의 주된 이슈는 친노그룹, ‘무능한 좌파’의 배제 여부인데, 어떤 입장인가? =과거 운동권의 가장 큰 폐해 중 하나가 너무 논쟁을 하는 것이다. 큰 틀과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중요하다. 큰 숲을 보고 큰 틀을 봐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지금 그걸 일률적으로 어떤 사람과 같이 가느냐, 배제하느냐 규정하는 것이 분명한 길이겠나. -민주화 운동사에서 결정적이던 80년 5월과 87년 6월에 손 전 지사는 국내에 없었다. ‘편안한 길을 택했다’는 지적이 있다. =80년 5월18일에는 여기 없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살해된) 79년 10월26일에는 김해 보안대에 갇혀 있었다. 유신시대를 어떻게 살았는지는 그때 내가 어디에 있었는지 보아달라고 국민들에게 말해달라. 나름대로 영국에서 공부하며 내 할 일을 했다. 87년 6월10일에는 분명히 영국에 있었다. 그러나 86년 1월께 전두환 독재 체제에 항거하는 운동을 하기 위해 귀국했다. 기사연(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을 맡았고, <기사연 리포트>라는 운동권 정세분석지를 처음 만들었다. 내가 86년 초에 전두환 정권에 대항하는 싱크탱크를 운용하기 위해 들어온 것은 왜 말을 안하는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 장철규 기자
내가 살아온 시대정신·능력으로 봐달라” [%%TAGSTORY2%%] 인터뷰 백기철 정치팀장, 정리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 [인터뷰 전문] “손학규 떠난뒤 한나라당 어떻게 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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