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남 창녕(51) △영남고 △고려대 법대 △광주지검·서울지검 검사 △15~17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전략기획위원장·혁신위원장
“노 정권과 맞장 뜰 사람이 후보돼야”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을 13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안원빌딩 9층에 마련된 그의 선거사무실에서 한 시간 동안 인터뷰했다. <한겨레> 취재진이 갔을 때 홍 의원은 한 경제지와 인터뷰를 마친 직후였다. 홍 의원은 “요즘 만나는 사람은 기자와 대의원들 뿐”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 김덕룡·박성범 의원의 공천 비리 사건과 관련한 의원총회가 국회에서 열렸으나, 홍 의원은 불참했다고 했다. 그는 “공천 비리 문제를 예견은 했었지만 의외의 분들이 연루돼 나로서도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강금실·오세훈 바람에 대해서는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이 질 때쯤이면 이미지 바람은 빠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인터뷰는 홍 의원과 <한겨레> 정치팀의 박병수·황준범 기자, 사진팀 이정아 기자 등 4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아래는 이날 인터뷰 전문이다.
윤중로 벚꽃 질 때쯤 이미지 바람은 빠질것
-사건이 터졌으니 이것부터 물어보겠습니다. 당에서 김덕룡·박성범 의원을 공천 관련 금품 수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는데요.
=공천 비리 문제가 이미 예견은 되고 있었습니다. 지난 1월에 저는 지방선거가 공천 비리 문제로 참으로 어렵게 진행될 것이다, 그리고 서울시의 경우 특히 구청장 공천 문제로 우리가 참 어려운 서울시장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한 적 있습니다. 이번 공천심사 과정에도 그런 문제가 안 생기게 배려를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를 했는데 의외의 분들이 연루가 돼서 저도 당혹스럽습니다.
-이번 일이 지방선거판에도 영향을 줄텐데요
=그렇습니다. 저쪽에서 한나라당을 공천비리 당으로 몰고 오면 저희들이 상당히 부담을 가지겠습니다만, 저 개인이야 뭐 부담이 되겠습니까. 저는 제가 월급 주던 내 지구당 사무국장을 2002년에 공천을 줘서 당선시켰고, 그 분은 2002년도에 1억8천만원 법정 선거비용 중에서 6500만원 갖고 당선된 사람입니다. 이번에도 그 사람을 그대로 재공천했기 때문에 우리 지역에서는 공천 문제가 없고 조용합니다.
-공천 비리 사건이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도 영향주지 않을까요. 오세훈 전 의원이 클린이미지로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거나.
=오 전 의원은 클린한 이미지지만 저는 행동도 클린하고(웃음). 저는 공직생활 22년동안 돈 잡음 한번도 없던 사람입니다. 디제이 정권 때 미행·도청 당하고 자금 추적을 그렇게 당해도 돈 잡음이 일체 없던 사람입니다. 오 전 의원은 이미지가 클린한 사람이지만 나는 행동도 클린하고, 실제로 클린한 사람입니다.
-오세훈 바람이 예상보다 강하죠?
=오세훈 바람은 며칠 전에 내가 기자실 가서 말한대로 강금실의 이미지 바람에 편승한 바람입니다. 말하자면 기존 정치권에 식상한 사람들이 정치권 밖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일시적 기대라고 봅니다. 강금실 전 장관이 어제 MBC 뉴스 보니까 불과 9일 사이에 15% 지지율이 빠졌습니다. 오세훈 전 의원도 출마하고 이틀간 피크였고 그 뒤부터 바람이 빠지고 있습니다. 한 4% 빠졌습디다. 결국 이미지 정치는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윤중로 벚꽃이 질 때쯤이면 이미지 정치는 바람이 많이 빠질 것으로 봅니다. 벚꽃 지는 게 4월16일인데.(웃음)
-어쨌든 이미지 정치가 지금까지는 통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통한 게 2002년 12월 노무현 대통령의 감성정치입니다. 이미지 정치에 대한민국 국민이 속았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3년간 피눈물 흘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서울시민들이 이미지 정치에 빠져드는 것은 곤란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선거 캠페인이 전개되면 이미지 정치는 바람이 빠집니다.
당장 강금실 효과에 편승해서 오세훈 효과가 나타나지만 아마 동반으로 이미지 정치의 한계가 곧 드러날 것으로 봅니다. 그 예가 95년 (서울시장 선거 때) 박찬종 후보가 조순 후보와 맞붙었을 때 선거 시작 10일전 여론 지표는 무려 25% 박 후보가 앞섰지만 결과는 조순이 이겼습니다.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때도 이명박과 김민석이 맞붙었을 때 젊은 패기와 이미지 내세운 김민석이 10% 앞서서 선거를 시작했지만 보름 후 선거 결과는 이명박이 11.2% 이겼습니다.
서울시장은 천만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관리하고 15조 예산을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자리에 검증되지 않은 사람, 일시적 바람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오세훈 후보, 아주 훌륭합니다. 클린한 이미지고 참신하고 꽃미남이고. 모든 장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1천만 수도서울의 시장이 되기엔 부족하다고 봅니다.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만족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봅니다.
-홍 의원은 ‘저격수’라는 얘기가 많았고, 그게 서울시장에 맞느냐는 얘기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또 저돌적이고 추진력이 있는데 안정감은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15조 예산을 주무르는 서울시장으로는 안정감 측면에서 흠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가능하고요.
=우선 안정감 측면에서 얘기하면, 내가 야당에 들어와서 당과 조직을 위해서 15대, 16대 때는 저격 활동을 했습니다. 그 여파가 지금도 안정감이 없다는 걸로 나타나는데 지난 탄핵 이후 2년간은 철저히 나는 저격수 하지 않고 정책 연구, 서울시정 공부를 해왔습니다.
공무원 생활 22년간 단 한번도 치명적 실수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내가 잘못해본 일이 없습니다. 돈과 여자로부터 자유스러운 생활을 공직생활 22년동안 해왔습니다. 가장 안정감 있던 고건 총리, 조순 부총리가 서울시장할 때 서울시정이 발전한 게 있습니까. 메인트넌시(관리) 행정을 했습니다. 현상유지 행정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이 들어서서 혁신적 시정을 할 때 서울시민들은 박수를 쳤습니다. 말하자면 안정감 측면에서 다룰 때는 서울시정은 발전이 없습니다. 서울시정을 맡는 사람에 중요한 것은 추진력입니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모든 갈등이 집합된 곳입니다. 그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추진력 있는 사람, 철저한 계획을 세워 추진력 있게 밀고가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오히려 안정감만 강조하면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는 무미건조한 서울이 됩니다. 그것은 고건·조순 시대와 이명박 시대를 비교하면 명확해질 것입니다.
-요즘은 지구당 위원장이나 대의원들 만날텐데, 분위기는 어떤가요
=매일 만나고 있습니다. 분위기 좋다고 느낍니다. 오세훈·맹형규 후보는 강남 이미지를 대변하는 분이고 나 홀로 강북 이미지를 대변하는 사람입니다.
반값 아파트 공급부터 시작해서 강력한 서민정책 펴겠다는 것은 제 강점입니다. 3자 대결하면 내가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제 일부 언론 보도된 대의원 여론조사는 잘못된 것입니다. 작년말 기준 대의원이라는데 그 대의원의 90%가 바뀌었습니다. 바뀐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제가 조사한 바로는 오 전 의원은 맹 전 의원이나 나보다 10% 이상 처집니다.
-그래도 오 전 의원이 나오기 전과 후의 반응은 다르지 않나요?
=오히려 강북을 중심으로 홍준표 지지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걱정들을 하고 있으니까요. 오세훈이 당을 위해 뭐했냐, 탄핵으로 당이 어려울 때 텔레비전 홍보도 거절하고, 국가보안법 싸움 때는 뭐했냐, 당을 위해 한 게 뭐냐는 비판이 아주 팽배합니다. 그리고 일부 지역구 위원장들을 중심으로, ‘이 사람이 (시장 후보가) 되는 것은 정치적 정의에 반한다’고 합니다. 그럴 바에야 어제 박진 의원도 사퇴하면서 눈물 흘렸는데, 인물로 비교하면 박진 의원이 훨씬 훌륭한 사람이죠. 박 의원이 당에 안 들어오고 밖에 있었으면 그 사람이 영입 1순위 됐을 겁니다. 박 의원은 지난 6개월간 정책대결 하면서 이끌어 왔는데 강남 헬스장에서 선탠하고 몸 만들기 하던 사람이 나와서 바람을 일으키니 환멸을 느끼지 않겠습니까.
-그런 논리라면 서울시장 자리가 당을 위해 고생한 사람에게 보은하는 자리냐는 반론도 가능하겠는데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2002년 민주당 경선 때 노무현 후보와 이인제 후보와의 사실상 지지율은 천양지차였습니다. 이인제 후보가 당시 29%, 노무현 후보는 2.3% 지지였습니다.
그런데 광주 경선 때부터 노무현이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노 후보가 디제이 사진을 들고 광주 대의원들에 가서, “나는 (97년 대선 때)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되지도 않을 디제이를 찍어달라며 이 사진을 들고 헤매고 다녔다. 이제 광주 대의원들이 나에게 은혜를 갚아줄 차례다”라고 해서 바람이 불었다. 노무현 지지율이 67%로 치솟았습니다.
제 말은, 능력도 안되는 사람, 아무 자질도 안되는 사람이 무조건 공천달라고 하면 곤란하겠죠. 그러나 능력과 자질이 되는 사람이라면 당을 위해 헌신하고, 2007년 대선에서 개인 인기나 개인 이미지 가꾸기에 치중하지 않을 사람을 선택해달라는 것은 당원들에 대한 당연한 요구라는 겁니다.
-맹형규 전 의원과 단일화 얘기도 나오는데요
=그건 한마디로 얘기하겠습니다. 후배 한 사람 잡기 위해서 선배 둘이 단일화한다는 것은 명분도 맞지 않고 실리도 없습니다. 3자 구도로 가면 시간 지날수록 내가 제일 유리합니다. 강남 둘에 강북 한 사람인데 강남이라고 해봐야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4개 구입니다. 나머지 21개 구가 사실상 강북입니다. 강남북 대결 구도에서 3자 대결에서는 내가 제일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 단일화를 합니까.(웃음)
-왜 이런 얘기가 나오나
=그건 맹 후보쪽에서, 맹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생각’(의원 모임) 쪽에서 나오는 것이죠.
-홍 의원은 이명박 시장과 가깝고, 맹형규 전 의원은 박근혜 대표와 가까워 이번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당내 역학관계상 대리전이라는 말이 많다
=대리전 성격이라는 말은 어폐가 있습니다. 그 대신 개인적인 친소관계 가지고 뭐, 각자 박근혜 대표나 이명박 시장이 누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가질 수 있겠죠. 그러나 대리전 성격으로 보는 것은 좀 지나친 생각 같습니다. 힘을 모아서 서울시장 선거를 이겨야하는데 대리전 성격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억측으로 봅니다.
-앞으로 경선의 변수는 무엇이 있을까요
=이미지 정치는 이번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봅니다. 여론의 추세를 보면 이미지 정치가 꺾어드는 분위기, 잦아드는 분위기이고 이번 주말이 이미지 정치가 가라앉는 계기될 걸로 봅니다. 다음주 되면 경선 양상이 달라질 겁니다.
-그렇게 보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우선 이미지라는 게 열흘 이상은 가지 않습니다. 언론도 처음엔 이미지로 띄우다가, 그 다음에는 ‘정책, 컨텐츠, 내용이 있냐’는 검증 단계로 들어가게 돼 있습니다.
내가 한 3일 전에 “이런 식으로 가면 시장 선거가 인기탤런트 선발대회 된다”고 치고난 뒤부터 언론이 돌아섰습니다. 강금실 후보가 당장 무의탁양로원 돌아다니는 것은 이미지 정치 탈을 벗고 실물정치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불과 며칠 사이 지지율이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선거라는 게 몇번 출렁이는데, 이번주가 이미지 선거의 파고가 가장 셀 것 같고, 그게 밑으로 잦아들면서 다음주부터는 경선 양상이 달라질 겁니다.
-경선 양상이 달라지면 홍 의원이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는 겁니까?
=압도적으로 앞서서 나가긴 어려울 겁니다. 대의원들은 일반 국민들과 다릅니다. 일반 국민들은 지지율이 오를 때도 갑자기 올라가지 않습니다. 사건이나 이벤트 있어야 올라갑니다. 지지율이 떨어질 때도 갑자기 떨어지지 않고 서서히 떨어집니다.
그러나 대의원들은 다릅니다. 전략적 판단을 하는 프로입니다. 본선에서 강금실이나 오세훈 이미지로 굳히면 우린 강금실 이미지에 흡수됩니다. 정권 심판론이 흡수됩니다. 예를 들어 강금실이 신촌에서 춤을 출 때 오세훈은 강남에서 노래 부르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정권 심판론이 실종됩니다.
한나라당은 지난 3년 노무현 정권의 실정 심판을 걸고 이번 선거에 임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한나라당 후보는 야성이 강하고 노 정권과 맞짱 뜰 수 있는 사람이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강금실을 꺾습니다. 지금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허상을 보고 대의원들이 선택하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우리 대의원들은 프롭니다.
-요즘 하루 일정은 어떤가요
=요즘은 언론사 인터뷰를 주로 하고, 대의원들을 만나고, 지구당 개소식에 가서 인사하고 그럽니다. 요즘은 기자와 대의원들 뿐입니다.(웃음)
-만약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당선과 낙선의 문제는 국회의원 선거까진 자기 뜻대로 할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까지는 자기가 노력하는대로 낙선과 당선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서울시장은 1천만 서울시민의 생명과 재산에 관한 것이고, 대선에 준하는 게임입니다. 그것은 개인의 노력이나 역량으로 당선되는 것은 없다고 봅니다. 그 당시의 분위기도 있고 흐름도 있고, 다 있어야지.
나는 낙선을 가정하고 활동하지 않습니다. 나는 여태 검사부터 국회의원까지 22년간 수사나 선거에서 실패해본 적이 없습니다. 특히 탄핵 때, 탄핵 하루 전날 모 여론조사에서 나와 상대 후보 여론조사가 20% 대 48%로 발표됐는데, 보름동안 30%를 뒤엎었습니다. 동북부지역에서 17개 선거구 중에서 유일하게 나만 당선했고, 16대 때도 유일하게 나만 당선됐습니다.
-본선 말고 당내 경선에서 떨어질 경우를 묻는다면요
=경선에서 떨어질 경우는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시장을 생각하게 된 배경은 뭡니까.
=잃어버린 꿈을 한번 찾아보겠다는 겁니다. 우선 수도서울의 잃어버린 꿈을 찾아와야 합니다. 수도이전과 수도분할을 획책하는 세력에 대항해 싸워서 수도서울을 지키고 수도서울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겁니다.
둘째, 서민이 잃어버린 꿈을 찾아오겠습니다. 아이엠에프 이후 서민의 꿈이 사라졌습니다. 서민의 꿈은 두 가지인데 하나가 ‘내집 갖기’입니다. 반값 아파트 공급을 통해 내집 갖기라는 서민의 꿈을 실현하겠습니다. 서민의 꿈 또 하나는 ‘내 자식 잘 되기’입니다. 강북 교육을 강남 수준으로 활성화시켜서 강북 서민의 꿈을 찾아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나라당의 꿈을 찾아오겠습니다. 두번에 걸친 대선 패배로 한나라당은 국가 경영의 꿈을 잃었습니다. 강북 21개 구에서 대선 때 41만표를 졌습니다. 강북은 한나라당 정서가 아닙니다. 서초·강남·송파·강동에서 7만표 이겼습니다. 강북에서 진 게 대선 패배의 요인입니다.
내가 시장이 되면 강북 21개 구의 정서를 한나라당 정서로 바꾸는 노력을 하겠습니다. 서울리노베이션주식회사를 만들어서 강북 21개 구 대개발을 하겠습니다.
-서울시장도 지방선거고, 지방선거의 기본은 지역일꾼을 뽑는 것인데 너무 정권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 아닌가요
=정권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아니고, 강남북 균형발전 차원에서 접근하다 보면 자연적으로 정서가 한나라당 정서로 바뀝니다.
-교육 공약을 소개해주십쇼
=우선 공동학군제를 추진하겠습니다. 강남 학군의 60%는 근거리 배정 원칙으로 하고, 나머지 40%는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해서 강남 외의 학생들이 올 수 있게 하는 겁니다.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이 경우 700~800명 정도가 강남 학군에 배치 안되고 다른 지역으로 가게 되는 결과가 나옵니다.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 강북에 자립형사립고, 국제고, 외국어고, 과학고 등을 대거 설립 지원할 겁니다.
-반값 아파트 공약은 현실성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있는데요
=현실성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은 서민의 고통과 애환은 생각치 않고, 나를 시샘해서 그런 얘기를 한다고 봅니다. 이 문제도 시뮬레이션을 석달 이상 했습니다. 기존 아파트 가진 사람들이 내집도 반값이 될까봐 불안해하는데, 방식이 다릅니다. 건물과 토지 모두 분양하는 현재의 방식, 건물만 분양하는 아파트, 또 건물과 토지 모두 임대하는 방식 등 세가지입니다. 결혼 10년차 등 돈이 없는 분들은 토지임대부 건물분양으로 가면 되고, 이것도 없으면 임대 아파트로 가면 됩니다.
‘아파트 반값’ 현실적 강남·북 공동학군 추진
-반값 아파트 공급을 위한 토지는 있습니까
=국공유지가 있는 곳은 당연히 반값 아파트 공급이 가능합니다. 경제논리로 접근하면 해결 안됩니다. 복지 논리로 접근해야 합니다. 국가나 자치단체가 이득을 따져선 안됩니다. 세금으로 충당하면 됩니다. 이대로는 젊은 세대들이 부모 유산이 없으면 내집을 마련할 꿈이 없어집니다.
예를 들어 은마아파트는 1대 1 재건축입니다. 210% 용적률로는 사업성이 없습니다. 이 경우 은마아파트 주민과 협의해서 땅 절반을 기부채납하고, 나머진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해서 용적률을 900%까지 올려주면 주민들에게도 훨씬 이득입니다. 확보된 부지는 서울시 부지가 되고 거기에 반값 아파트를 지어서 분양하고 월 10만원 이하의 지료를 받겠다는 겁니다.
-반값 아파트가 몇채나 나올까요
=시뮬레이션중입니다. 은마아파트에선 그리 많지 않습니다. 1천세대 정도 되겠죠.
그러나 강북 뉴타운이나 7월1일부터 시행되는 도시재정비촉진지구를 따지면 50만평입니다. 거기를 재개발하면서 주민들에게 가장 큰 고통이 추가부담금입니다. 1억원, 3억원 얘기가 나옵니다. 원주민들이 그래서 딱지를 팔고 이사를 갑니다. 재정착률이 30% 넘지 않습니다.
그래서 도시재정비촉진지구를 지정하면서 건물 분양 방식으로 가자는 겁니다. 추가부담금 없이 33평에 평생 살게 해주겠다는 겁니다. 그 땅은 공공용지가 되므로 땅값이 안 올라갑니다. 주민들 대부분이 동의하리라고 봅니다.
어차피 아파트 땅은 개인적으로 팔 수가 없습니다. 용적률 인센티브를 40~500% 주면, 들어가서 공사하는 사람들은 늘어난 분양 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90%를 초기 회수할 수 있습니다.
-다른 공약도 소개해주시죠
=소운하를 하고 싶다. 보는 한강에서 즐기는 한강으로 바꿔야 합니다. 중랑천을 6~7m 준설해서 유람선을 띄우겠습니다. 여의도도 여의나루까지 소운하를 만들겠다. 그게 276m입니다. 수상 교통을 만드는 겁니다.
압구정동도, 한강에서 압구정 사거리까지 터널을 파고 들어가, 압구정역에 보트 정류장 만들겠습니다. 비용은 민자유치로 가능합니다. 중랑천을 파면 골재가 엄청 나옵니다. 골재와 수상택시 운영권, 젊은이 광장 등을 통해 가능합니다.
-특별히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내가 1972년 2월24일 서울역에 1만4천원을 들고 내렸습니다.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1만원은 하숙비를 주고 4천원으로 서울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공직의 꿈을 서울시장으로 봉직하고 정리하고 싶습니다.
글 황준범 박병수 기자 jaybee@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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