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만에 생존자 공개 천안함 생존 승조원인 병기 담당 오성탁 상사(마이크 들고 선 이)가 7일 오전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공중으로 붕 떴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변이 정전이 돼 암흑세계였다”며 침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성남/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실종자 가족 TV보며 실망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은 7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천안함 생존자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뒤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생존자들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군 당국이 이들을 들러리로 내세워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아픈 사람들 불러다 놓고 뭐하는 거냐. 그 사람들도 심한 부담을 느꼈을 텐데, 생존자들의 입을 빌려 (국방부가) 책임을 떠넘기는 것 같다.” 2002년 서해교전 때 참전했다 이번에 실종된 박경수 중사의 사촌형 박경식씨는 군 당국의 무성의를 탓했다. 박씨는 “경수도 서해교전 후유증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며 “그런 힘든 사람들을 죄인처럼 불러 군 당국이 말맞추기라도 시킨 것 같다”고 했다. 문영욱 하사의 외삼촌도 “정상근무 중에 그랬다고 하니, 그런 줄 알아야지…”라며 애초부터 국방부 발표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실종자 가족들은 임시숙소 방에 마련된 텔레비전을 통해 생존자들의 기자회견 장면을 숨죽인 채 지켜봤다. 이들은 국방부의 답변을 들으며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이다가도, 고개를 들지 못하는 생존 장병들을 보면서는 안쓰러운 감정을 토해내기도 했다. 차마 시청할 용기가 나지 않아 텔레비전을 외면한 가족들도 있었다. 최정환 중사의 부인은 “텔레비전 안 봤어요. 그럴 정신이 어디…”라며 말끝을 흐렸다. 박성균 하사의 할머니는 “봐 봐야 그기 그기고…”라며 입을 닫았다.
생존 장병에 대한 부러움도 숨기지 못했다. 강대민(21) 일병의 아버지는 “그 사람들이라도 살아 돌아와 다행”이라면서도 “우리 아들도 저 (생존 장병들) 사이에 함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실종자 가족과 생존 장병들의 만남은 생존자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실종자 가족들의 배려로 연기됐다. 실종자 가족들은 임시숙소 담당 부사관들이 가족들 중에 공무원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으며, 경찰들이 실종자 가족에게 전화로 인적사항을 묻는 것을 직접 듣거나 전해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평택/손준현 선임기자 dust@hani.co.kr
7일 오전 천안함 침몰 사고 함미 인양작업을 하고 있는 백령도 앞바다에 실종자 가족 협의회 대표 이정국씨가 배를 타고 작업현장을 향해 출발하기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백령도/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아픈 사람들 불러다 놓고 뭐하는 거냐. 그 사람들도 심한 부담을 느꼈을 텐데, 생존자들의 입을 빌려 (국방부가) 책임을 떠넘기는 것 같다.” 2002년 서해교전 때 참전했다 이번에 실종된 박경수 중사의 사촌형 박경식씨는 군 당국의 무성의를 탓했다. 박씨는 “경수도 서해교전 후유증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며 “그런 힘든 사람들을 죄인처럼 불러 군 당국이 말맞추기라도 시킨 것 같다”고 했다. 문영욱 하사의 외삼촌도 “정상근무 중에 그랬다고 하니, 그런 줄 알아야지…”라며 애초부터 국방부 발표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천안함 생존자들이 굳은표정으로 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성남/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앞서 실종자 가족들은 임시숙소 방에 마련된 텔레비전을 통해 생존자들의 기자회견 장면을 숨죽인 채 지켜봤다. 이들은 국방부의 답변을 들으며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이다가도, 고개를 들지 못하는 생존 장병들을 보면서는 안쓰러운 감정을 토해내기도 했다. 차마 시청할 용기가 나지 않아 텔레비전을 외면한 가족들도 있었다. 최정환 중사의 부인은 “텔레비전 안 봤어요. 그럴 정신이 어디…”라며 말끝을 흐렸다. 박성균 하사의 할머니는 “봐 봐야 그기 그기고…”라며 입을 닫았다.
7일 오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 생존장병들에 대한 기자 회견이 열리는 가운데 최원일 함장이 마지막 질문에 답변을 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성남/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생존 장병에 대한 부러움도 숨기지 못했다. 강대민(21) 일병의 아버지는 “그 사람들이라도 살아 돌아와 다행”이라면서도 “우리 아들도 저 (생존 장병들) 사이에 함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실종자 가족과 생존 장병들의 만남은 생존자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실종자 가족들의 배려로 연기됐다. 실종자 가족들은 임시숙소 담당 부사관들이 가족들 중에 공무원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으며, 경찰들이 실종자 가족에게 전화로 인적사항을 묻는 것을 직접 듣거나 전해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평택/손준현 선임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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