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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사고해역은 경비구역…침몰직전까지 정상근무

등록 2010-04-07 21:59

[천안함 침몰] 생존자 일문일답
두번째 쿵소리 뒤 ‘배 90도 기운다’는 느낌 받아
천안함 함장 최원일 중령을 포함한 생존자 57명은 7일 오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다음은 생존자들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9시18분 아내와 통화

-사고 해역에 몇 번을 갔고 주임무는 무엇이었나?

최원일 중령: 2008년 8월에 부임해 20개월 근무했다. 그 구역은 누구보다 자신있는 구역이고, 16회 정도 경비했다. 주요 임무는 도발대비태세 유지였다.

-사고가 몇 시쯤 일어났나?

박연수 대위: 마지막으로 직접 확인한 시간은 밤 9시24분이었다. 앞에 있던 모니터 화면을 눈으로 직접 본 것이다. (모니터 자체의) 시간의 정확성은 판단할 수 없다.

-사고 직전 상황은 어땠나?


박연수 대위: 사고 직전 시간까지 정상근무 중이었다. 함대에 특이상황이 있었으면 즉시 보고됐을 텐데 따로 보고된 상황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사고 전 함정의 소나(음탐기)에 이상징후가 포착된 것이 있었나?

홍승현 하사: 특별한 신호가 없었다.

‘쾅’ 소리 귀 아플 정도

-사고 직전인 밤 9시18분에 한 통화는 어떤 병사가 누구와 한 것인가?

허순행 상사: 내가 했다. 통화 기록이 9시14분부터 9시18분 몇초까지로 돼 있다. 전탐실 후부 계단에서 집사람, 딸과 통화했다. 집사람이 임신한 상태라 그와 관련해 통화를 했고 딸에게는 “엄마가 많이 힘드니까 도와주라”고 하고 바로 통신실로 복귀했다.

-물이 새는 등 천안함 내부 문제는 없었나?

이채권 대위: 물이 샌다고 얘기하는 경우는 잘 모르는 대원들이 함정 내부의 온도 차이로 응결수가 떨어지는 것을 물이 새는 것으로 오해하는 것이다. 함정 안에서 외부의 물이 스며든 상황은 전혀 없었다.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

오성탁 상사: 사고 순간 지하 2층에 있었다. 격실에서 업무보고를 준비중이었다. 순간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붕 뜨고 정전이 됐다. 책상 위에 있던 컴퓨터가 떨어져 얼굴을 쳤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평소 출입문 손잡이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었는데 암흑 속에서 출입문을 찾으려 해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순간 발 밑에 뭐가 걸려 쳐다보니 출입문이 바닥에 있었다. 배가 90도 기울어진 상황이었다. 소리가 귀가 아플 정도로 컸다. 출입문 주위에 컴퓨터와 책상 등이 무너져 있었다. 가족들 얼굴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고, 살겠다는 일념으로 손에 걸리는 대로 집기를 치우고 15분 만에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후타실서 늘 운동

김수길 상사: 처음 ‘쾅’ 하는 소리와 동시에 침대에서 빠져나와 전탐실로 가는데 4~5초 안에 ‘쿵’ 하는 소리가 또 났다. 90도로 배가 기울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화호스를 타고 5~7분 걸려 탈출한 뒤 달빛, 불빛을 보고 외부로 가려고 하는데 함미가 없고 그 자리에 물이 찰랑거렸다.

-사고 당시 화약 냄새를 맡은 사람이 있나?

오성탁 상사: 화약에 대해선 내가 제일 잘 안다. 탄약을 담당하고 있는 책임자다. 그 순간에 화염이 있다면 배에 불이 날 것이고 화약 냄새가 진동할 것이다. 그 순간 화약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

-후타실에 5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왜 갔을 것으로 보나?

오성탁 상사: 나는 사고 발생 1시간30분 전에 후타실에서 늘 운동했다. 그날은 업무보고 때문에 안 갔다. 추정되는 5명은 항상 같이 운동하는 동료들이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후타실에는 어떤 복장으로 가나?

전준영 병장: 보통 운동할 때 속옷 내의와 반바지를 입는다.

-사고 발생 뒤 구조되기 전까지 한 시간 동안 무엇을 했나?

박연수 대위: 함장으로부터 구조 세력이 와서 선체에 접근했을 때 어느 방향으로 대원을 이함시킬지 판단하라는 임무 지시를 받았다. 계속해서 수면 부위까지 내려가 구조선을 파악하는 임무를 맡았다.

박세준 중위: ‘쿵’ 소리와 함께 장비들이 떨어져 여기에 낀 대원들이 있었고 그들을 구출했다. 2명의 하사를 구조하고 위로 올라온 뒤 추워하거나 심리적 불안을 보이는 대원들을 안정시키는 것이 임무였다.

구조뒤 휴대전화 회수

-사고 뒤 발언을 자제하라는 지시가 있었나?

최원일 중령: 휴대전화를 회수한 것은 사실이다. 이유는 구조가 여러 기관에서 이뤄졌고, 당시 피를 흘리고 다리가 골절된 환자들이 많아 옆에 안 보이면 누가 있다 없다 말하는 것이 혼란을 줄 수 있었다. 그런 취지에서 휴대전화 소지를 허가하지 않은 것이다.

-암초에 걸렸을 가능성은 없나?

김병남 상사: 암초에 걸리면 기본적으로 찢어지는 소리가 난다. 뻘이나 모래 위에 걸리면 배가 출렁출렁거린다. 그래서 이것은 외부 충격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뢰나 기뢰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최원일 중령: 사고 원인은 저도 궁금하다. 선체를 인양해서 과학적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 같다.

성남/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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