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아시아·태평양

탁신 외유중 타이 군부 반기

등록 2006-09-20 02:41수정 2006-09-20 09:06

‘집권세력 축출’ 거사인듯…“군최고사령관 배후”
성공·실패 아직 단언 힘들어…국왕 태도 변수
탁신 치나왓 총리의 부재 중에 일어난 타이 쿠데타는 친위쿠데타가 아닌 현 집권 세력 축출을 위한 군부쿠데타인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또 쿠데타 세력의 성명 내용으로 보아 일부 경찰도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거사’의 주동자와 얼마나 많은 군 세력이 참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데페아(DPA) 통신>은 손디 부냐랏칼린 군 최고사령관이 배후에 있다는 설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장성은 군 최고사령관이 탁신 총리의 권력을 박탈하기 위해 군을 동원했다고 말했다.

이 사태에 대한 탁신 총리의 반응은 텔레비전 방송 도중 끊겼고, 군이 이번 일을 일으켰고 불편을 일으킨 데 대해 사과한다는 내용의 성명이 방송됐다. 탱크들과 군 병력은 정부 청사와 총리 관저, 방송국 등을 장악했다. 병력들이 총을 겨눈 채 장악한 지역을 차단하고 있는 모습에 <시엔엔(CNN)>에 방영됐다.

쿠데타 세력은 텔레비전을 “군과 경찰은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성공적으로 방콕과 주변지역을 차단했고, 교전은 없었다”고 밝혔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국왕에 충성하는 군 최고수뇌부와 이번 일을 일으킨 장군들이 방콕 교외에서 회담을 갖고 있다는 군 관계자 말을 전했다.

쿠데타 세력은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에 충성을 바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도 방콕 뿐만 아니라 지방 각지에서도 군 병력 이동이 있는 것으로 보아, 광범위한 세력에 의한 쿠데타가 일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아직 쿠데타 기도에 의한 사상자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기도가 성공하거나 실패할 것인지 단언하기는 아직 이르다. 비상사태를 선포한 탁신 총리는 아직 사임 의사나 군에 굴복할 것이라는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 탁신 총리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1932년 이후 19차례 군부쿠데타를 경험한 타이의 현대사는 ‘쿠데타의 나라’로 불릴 정도로 정정불안과 군부의 정치 개입으로 얼룩져 왔다. 군부는 정치권의 부패 등을 이유로 병력을 동원해 정권을 장악하거나, 실패한 쿠데타를 일으켜 왔다. 이번 일도 지난 1월 탁신 총리가 가족기업을 19억달러에 싱가포르 회사에 팔고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 국민 불만이 극에 달하고, 4월 조기총선이 부정선거로 판명난 가운데 일어난 것이다.



1991년에는 군 최고사령관 순톤이 군사반란을 일으켜 과도정부를 수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군부는 이듬해 4월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발포하면서 60여명이 숨지고 수천명이 다쳤다.

이번 쿠데타가 성공할지 말지에는 푸미폰 국왕의 태도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한테서 큰 추앙을 받고 있는 그의 의중을 군부도 거스르기 힘들고, 이런 힘을 바탕으로 그는 과거 쿠데타를 저지시키기도 했다.

군부가 단지 국가를 위한 충정에서 일을 꾸몄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이번 사건은 1991년의 마지막 쿠데타 이후 아슬아슬한 분위기 속에서도 자리를 잡아가던 타이의 민주주의에 또 한번의 상처로 남게 됐다.

이본영 전종휘 기자 ebon@hani.co.kr



타이 정국 혼란에서 쿠데타까지

태국 군부가 19일 밤(현지시간) 전격적으로 무혈 쿠데타를 단행,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탁신 치나왓 총리를 몰아내고 국정을 장악했다.

다음은 탁신 총리가 취임한 이후 전개된 정국 혼란 상황에서 쿠데타 발생까지 일지.

▲2005.2.6 = 탁신이 이끄는 타이애국당 총선서 하원 500석 가운데 377석 석권, 재집권 성공. 사상 첫 단일 정당에 의한 단독내각 수립.

▲2005.9.9 = 국영방송, 탁신 친구 손티 림통쿨이 진행하는 시사프로그램 방송중단 결정. 손티는 이후 방콕 시내 공원에서 매주 탁신 규탄시위 전개.

▲2006.1.23 = 탁신 일가 `친(Shin)코퍼레이션' 지분 전체 싱가포르 투자회사에 19억 달러에 매각. 매각대금에 대한 세금 미납으로 중산층 격분, 반(反) 탁신 시위 격화.

▲2006.2.19 = `청백리' 잠롱 스리무엉 전 방콕시장, 탁신 사임 요구하며 반탁신 대열 합류.

▲2006.2.27 = 3대 야당, 탁신 총리가 개헌을 위한 중립내각 구성안 거부하자 총선 불참 선언.

▲2006.2.24 = 탁신 총리 4월2일 총선 실시 발표.

▲2006.2.27 = 야3당, 총선 보이콧 발표.

▲2006.3.14 = 반탁신 시위대 10만명 정부청사 주변에 결집, 총리 사임 때까지 농성 발표.

▲2006.4.2 = 총선 실시..야당은 보이콧

▲2006.4.3 = 반탁신 진영 총선에서 기권란에 기표하기 캠페인 전개. 탁신, TV토크쇼에서 중립적인 국가화해위원회 구성 제안. 위원회가 사임을 요구하면 따르겠다며 조건부 사임의사 천명.

▲2006.4.4 = 탁신, 푸미폰 국왕 알현 직후 "차기정부에서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고 전격 발표.

▲2006.4.5 = 탁신, 칫차이 와나사팃야 제1 부총리 겸 법무장관에게 권력이양.

▲2006.4.26 = 야3당, 4월2일 총선 무효화되면 선거 참여 입장 발표.

▲2006.5.8 = 헌법재판소, 총선 무효 선언.

▲2006.5.23 = 탁신 총리 공식 업무복귀.

▲2006.5.30 = 정부, 10월15일 재선거 실시 계획 발표.. 국왕, 조속한 정국 안정을 위해 7월 말 실시요구.

▲2006.7.20 = 손티 분야랏글린 육참총장, 탁신 충성파 중간급 장교 129명에 대해 전보조치. 쿠데타 기도설 확산.

▲2006.9.19 = 군부 쿠데타 발생..탁신 총리 실각.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북 핵보유국”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 인준안 극적 통과 1.

“북 핵보유국”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 인준안 극적 통과

로제, 영국 음악 차트 4주째 2위…레이디 가가와 ‘깜짝 만남’ 2.

로제, 영국 음악 차트 4주째 2위…레이디 가가와 ‘깜짝 만남’

이라크, 9살 결혼 합법화…“여성·아동 권리 종말” 3.

이라크, 9살 결혼 합법화…“여성·아동 권리 종말”

미 법원, 트럼프 ‘출생 시민권 제한’에 제동…“명백히 위헌” 4.

미 법원, 트럼프 ‘출생 시민권 제한’에 제동…“명백히 위헌”

트럼프, 암호화폐 실무그룹 신설…시장반응은 ‘미지근’ 5.

트럼프, 암호화폐 실무그룹 신설…시장반응은 ‘미지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