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19일 밤 타이 시내에서 병사들이 탱크에 오른 채 정부청사 부근을 순회하고 있다. 타이/AP연합
정부청사 탱크로 포위
탁신총리, 비상사태 선포
탁신총리, 비상사태 선포
타이 군부가 19일 밤 쿠데타를 선언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탁신 치나왓 타이 총리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총사령관을 해임했다.
외신들은 탁신 총리에 반대하는 군부가 이날 쿠데타를 일으켜 수도 방콕의 정부 청사 주변을 탱크 14대로 포위하고 텔레비전 방송국 등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과 함께 하는 “행정 개혁 위원회”라고 밝힌 군 세력은 이날 텔레비전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방콕과 주변지역을 저항없이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지방 각지에서 보병과 기병 병력이 이동하고 있다고 군 관계자들이 전했다. 쿠데타설이 나돌 무렵 이날 밤 군 텔레비전 방송은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왕가의 모습과 과거 군가를 방영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과거 군 쿠데타 때의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고 있는 탁신 총리는 이날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총사령관을 해임하는 한편 군 병력 이동을 금지시켰다. 그는 또 군은 치드차이 와나타신 부총리의 명령을 따르라고 명령했다.그는 코피 아난 총장의 개막연설에 자리를 비웠다.
이번 쿠데타가 군부의 누구에 의해 주도됐는지와 푸미폰 국왕의 현 상태, 그의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타이는 지난 1932년 이후 19차례 군부쿠데타를 경험했으며, 1991년 마지막 군부쿠데타 이래 큰 틀에서 민주적 헌정질서를 유지해 왔다.
올해 초 탁신 총리는 가족 기업의 주식을 싱가포르의 한 업체에 거액에 팔고도 세금을 내지 않은 사실이 밝혀져, 국민과 야권 등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사임을 요구해 왔다. 그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지난 4월 조기총선을 치러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주요 야당이 불참했고, 야당 매수 사실이 드러나 10월15일 재선거를 치르기로 하는 등 계속되는 위기와 사임 압력을 받아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