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훈/성공회대 외래교수
인종주의와 스위스 순혈주의 내세우는 그들은 ‘이라크 파병’과 ‘미국과의 FTA’ 저지했다
한국에 없는 것은 이 ‘상식적인 극우파’ 세력 지금 뉴라이트의 어깨는 그래서 무겁다
한국에 없는 것은 이 ‘상식적인 극우파’ 세력 지금 뉴라이트의 어깨는 그래서 무겁다
여기는 명랑국토부
현재 스위스는 ‘중앙민주연합(CDG)’이라고 불리는 극우파 정당이 제 1당이다. 원래 중도좌파와 중도우파가 주류를 형성하던 스위스에서 극우파 정당이 이렇게 커지면서 로잔느를 중심으로 스위스 좌파들이 요즘 상당한 위기의식을 느끼지만, 대중들은 이 극우파 정당에 대해서 열광한다. 우리나라 정당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민주주의와 토론 장치 그리고 ‘정의’라는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열린우리당은 물론이고, 민주노동당도 이 특별한 정당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중앙민주연합이 최대당이 된 계기는 바로 이라크 파병 때의 일인데, 이 이라크 파병을 국민투표에 붙여서 결국 저지한 당이 바로 이 극우파 정당이다. 세계에서 ‘삶의 질’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쮜리히가 바로 중앙민주연합의 텃밭인데, 이들이 모여서 한 일이 파병저지이고, 또 미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 저지에도 은근히 힘을 보탰다는 사실은 좀 충격적인 일이었다.
잘 사는 나라는 달라도 뭐가 다르다는 말이 스웨덴이나 스위스 같은 나라에게 딱 들어맞는다. 좌파도 자신들의 모델을 만들어 스스로 걸어갈만큼 똑똑했지만, 우파들도 보통 똑똑한 게 아니고, 심지어 극우파들도 엄청나게 멋지다. 스위스의 극우파들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정당 중에 가장 강력한 ‘절대평화’를 주장하고, 또 ‘무역 고립주의’를 주장한다. 한 마디로 영세중립국인 스위스의 전통과 ‘제네바 협약’의 정신이 당의 기본기조인 셈이다. 이런 멋진 정당이 극우파로 분류되는 것은 그들이 ‘인종주의자’이고 스위스 순혈주의자들이기 때문이다.
이 중앙민주연합이 90년대 후반에 형성되는 과정을 보면, 유명한 기자였던 슈바르츠바흐가 이끌던 ‘국민행동’의 지식인들이 맹활약했었고, 또 다른 극우파 정당인 농민당이 한 축을 형성하고, 여기에 도시중산층들이 모여들었던 ‘자동차 운전자들의 당’의 합세하게 된다. 이 마지막 정당은 80년대 이후 스위스 전역에 생겨난 과속단속용 카메라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정당을 형성한 것인데, 이후에 점차적으로 휘발유와 교통에 관련된 조세들을 철폐하기 위한 활동을 하다가, 결국 스위스형 신자유주의 포퓰리즘 정당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대체적으로 농민, 중산층 그리고 건축가들을 축으로 하는 지식인들이 90년대 이후 10년에 걸쳐서 ‘스위스의 영광’을 외치는 현재의 극우파 정당으로 형성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이라크 파병반대’를 중심으로 지금의 중앙민주연합이라는 거대한 덩어리를 만들어낸 셈이다.
꿈나라 같은 얘기이다. 이 극우파들이 많이 자리잡고 있는 도시 쮜리히는 로마 때 형성되었다가, 중세 때 한 번 커지고, 지금도 도시권역을 확대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중앙민주연합의 여러 가지 강력이나 정책과 우리나라 정당을 기계적으로 비교해보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사이에 아무런 차이도 없을뿐더러, 정신적으로는 다 민족주의 우파에 해당한다. 게다가 합리성이라는 잣대를 놓고 보면, 스위스의 극우파 정당만큼이라도 합리적인 정당은 우리나라에는 없다.
유럽의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최근 등장한 ‘뉴 라이트’의 등장은 80년대 초반 지금의 극우파가 형성되던 시절에 유럽에서 벌어진 일들과 비슷하다. 많은 지식인들은 뉴 라이트에 대해서 반감이 있는 것 같지만, 나는 아무런 반감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환영한다. 유럽의 잘 사는 나라들과 비교해서 한국에 실제로 없는 것은 바로 이 ‘상식적인 극우파’ 세력들이다. 이 사람들이 빨리빨리 자체적인 세력을 형성하고, 사실은 집권 외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정치기회주의자들과 손을 끊고 자신의 이데올로기와 정신을 가진 멋진 세력으로 독립해야 우리나라가 조금 더 상식적인 나라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것이 내 평소의 믿음이다. ‘뉴 라이트’는 중도우파일까? 극우파일까? 유럽 기준으로는 극우파에 가깝다.
소위 ‘글로벌 스탠더드’의 눈으로 보면, 우리나라 좌파들은 무능할지는 몰라도 나름대로의 분화와 진화를 계속하는 중이다. 그런데 우파들은 너무 분화하지 않고, 한데 엉켜서 온갖 패악질에만 몰두하는 기회주의적 속성을 보이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극우파와 보수주의자가 구분이 되지 않는 우리나라 사상의 지형도는 너무 어지럽다. 인종주의자들은 인종주의자대로 분화하고, 시장주의자들은 시장주의자대로 분화하고, 군사패권주의자들은 그들대로 분화하면서 각각의 이데올로기를 만들고, 진화하는 것이 전체적으로는 그야말로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는 유럽의 관점으로는 민족주의 포퓰리즘에 불과한 노무현 정부의 민족주의자들까지 이 단순무식의 지형도에 끼어들다 보니까, 속칭 좌파정부가 미국과의 FTA를 정권 숙원사업으로 추진하고, 동시에 부동산 대량 공급정책이 개혁으로 둔갑하는 일이 벌어지는 셈이다.
이런 와중에 ‘뉴 라이트’라는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반북 군사주의형 민족주의’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극우파 세력의 분화는 드디어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첫 번째 정치지형의 변화를 가지게 되었다는 걸 의미한다. 극우파,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끔찍한 것은 온갖 극우적 비합리주의자들이 ‘건전한 보수’의 탈을 쓰고, 기회주의자로 사회의 단물만 쪽쪽 빨아먹고 있는 상태이다. 대형 건설사가 우파인가? 그들은 고급관료와 결탁한 장사꾼일 뿐이다. 재경부의 고급관료가 우파인가? 골프장 경제를 얘기하다 지금은 아파트 대량공급을 말하는 그들은 민중의 배신자일 뿐이다. 지금 등장하는 우리의 이 새로운 극우파들은 미국의 네오콘 그리고 스위스의 중앙민주연합과 같은 세력들이 경쟁 상대이다. 부디 당부하자면, 좌파들의 어설픈 이라크 파병 때 스위스의 극우파들이 어떻게 맹활약하면서 “믿을 수 있는 세력”으로 자신들을 자리매김했는지를 참고하면 좋겠다. 한나라당은 못 믿어도, 뉴 라이트는 믿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나는 희망한다. 기왕 우파로 자신들을 자리매김하였다면, 스위스의 중앙민주연합만큼 황홀하도록 멋진 집단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야 열린우리당 같은 민족주의 집단에 ‘국익파병파’가 좌파라고 하는 이상한 일도 사라지고, 한나라당 같은 지역토호연합이 우파라고 하는 일이 사라질 것이다. 이상한 나라 대한민국에서 지금 뉴 라이트의 어깨가 진짜 무겁다. 우석훈/성공회대 외래교수
이런 와중에 ‘뉴 라이트’라는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반북 군사주의형 민족주의’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극우파 세력의 분화는 드디어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첫 번째 정치지형의 변화를 가지게 되었다는 걸 의미한다. 극우파,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끔찍한 것은 온갖 극우적 비합리주의자들이 ‘건전한 보수’의 탈을 쓰고, 기회주의자로 사회의 단물만 쪽쪽 빨아먹고 있는 상태이다. 대형 건설사가 우파인가? 그들은 고급관료와 결탁한 장사꾼일 뿐이다. 재경부의 고급관료가 우파인가? 골프장 경제를 얘기하다 지금은 아파트 대량공급을 말하는 그들은 민중의 배신자일 뿐이다. 지금 등장하는 우리의 이 새로운 극우파들은 미국의 네오콘 그리고 스위스의 중앙민주연합과 같은 세력들이 경쟁 상대이다. 부디 당부하자면, 좌파들의 어설픈 이라크 파병 때 스위스의 극우파들이 어떻게 맹활약하면서 “믿을 수 있는 세력”으로 자신들을 자리매김했는지를 참고하면 좋겠다. 한나라당은 못 믿어도, 뉴 라이트는 믿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나는 희망한다. 기왕 우파로 자신들을 자리매김하였다면, 스위스의 중앙민주연합만큼 황홀하도록 멋진 집단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야 열린우리당 같은 민족주의 집단에 ‘국익파병파’가 좌파라고 하는 이상한 일도 사라지고, 한나라당 같은 지역토호연합이 우파라고 하는 일이 사라질 것이다. 이상한 나라 대한민국에서 지금 뉴 라이트의 어깨가 진짜 무겁다. 우석훈/성공회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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