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결혼해요!” 29일 서울 성덕여중 체육교사인 박명규씨와 결혼하는 여자탁구 간판스타 김경아가 한겨레신문사 옥상 생태공원에서 포즈를 취했다.
3년전 깜짝동메달…“수비전형 후배 늘어 흐뭇”
결혼 앞두고 태릉서 훈련…신혼여행도 미루고 구슬땀
결혼 앞두고 태릉서 훈련…신혼여행도 미루고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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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2회 연속 메달’ 도전 김경아 결혼(29일)이 코앞에 닥쳤는데, 그는 여전히 태릉선수촌에서 합숙훈련을 하고 있다. “그냥 주변에서 다 해주는데요, 뭘….” 신혼여행도 일찌감치 미뤘다.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팀컵(10.5~7,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대비해, 결혼 이틀 뒤엔 다시 태릉으로 들어간다. 결혼하고도 운동을 계속 하려는 이유에 대해 “운동하기 더 좋을 것 같아서”란다. ‘예비신부’의 꿈은 현모양처니, 뭐 그런 것이 아니다. 올림픽 메달, 그것도 금메달이다. ‘중국 선수들 탓에 금메달은 힘들지 않겠느냐”고 떠보자, “목표는 금메달”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엄청난 회전이 먹는 커트를 구사하면서 한국여자탁구 간판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김경아(대한항공). 우리 나이로 31살. 하지만 탁구판에서 보기 드문 수비전형으로 세계랭킹 10위를 유지하며 당대 세계최고 수비탁구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주인공이다. 아무리 만리장성 벽이 높다 해도, 세계랭킹 1위 장이닝만 빼고 그에게 당하지 않은 중국선수가 없을 정도다. 세계 2위 왕난, 3위 궈예, 4위 궈얀, 5위 리샤오시아까지…. 채 1년도 남지 않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그가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것도 이런 자신감에서다. “(2004) 아테네올림픽 때 아무도 저한테 메달을 기대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해냈잖아요. 하루 7시간 연습, 그땐 전력을 다 쏟아부었어요.” 그는 당시 여자단식 4강전에서 난적 싱가포르의 리지아웨이(현 세계랭킹 8위)를 누르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제탁구계는 수비전형이 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경아 자신도 “수비탁구요? 제가 세계 최고죠. 국제대회에 나가면 전세계 수비선수들이 비디오로 저의 플레이 모습을 많이 찍어가요”라며 자랑한다. 그러면서 “저와 주세혁 선수 때문인지, 요즘 국내에서 수비전형을 택하는 어린 선수들이 무척 많아졌다”고 흐뭇해한다.
갑자기 그가 구사하는 커트의 비밀이 알고 싶어졌다. “수비탁구의 세계, 정말 오묘해요. 미묘한 차이 때문에 이기고 집니다. 상대공격을 받아내면서 상대가 못 때리게 하려고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는지 모르죠? (랠리가 오갈 때) 공 회전에 계속 변화를 줘야, 상대가 공격을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급격한 회전의 변화에 상대가 공을 띄우는 등 실수를 유발합니다. 그때 찬스를 잡아 공격을 하죠.” 그의 비장의 무기는 무엇일까? 야구의 너클볼 같은 ‘너클커트’라고 한다. 이를 테면, 그것은 공의 회전이 전혀 없는 커트볼인 셈. 커트로 많은 회전을 주기도 하고, 때론 너클커트를 구사해 공격전형의 상대를 당혹스럽게 해서 결국 승리까지 이끌어낸다 것이다. “투수가 시속 150㎞ 이상 강속구만 던져서는 타자를 이길 수 없잖아요. 너클볼이나 낙차 큰 슬라이더 등도 섞어 던져야 하는 그런 이치가 탁구도 마찬가집니다.”
김경아의 그런 전략이 통하지 않는 선수는 장이닝이다. “아무리 커트에 변화를 줘도 다 받아내는 선수라 도저히 당해낼 수 없어요. 내년 올림픽에서 그와 결승에 만나거나, 그가 중간에 탈락하기만 바랄 뿐이죠.”
수비만 해서는 올림픽 같은 큰 무대에서 우승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도 알기에, 요즘 공격빈도를 높이고 있다. “수비만 하면 체력소모가 많아요. 외국 선수들에게 많이 노출된 점도 있구요. 그래서 7대3 정도로 수비와 공격을 하던 것을 요즘은 5대5로 높이고 있어요. 공격성공률이 80%에서 떨어지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내년 올림픽부터는 남녀·혼합 등 복식이 종목에서 사라지고, 남녀단식과 남녀단체전만 열린다. 김경아는 여자단체전에서도 한국이 메달권이라고 자신한다. “우리 여자들은 한다면 해요. 박미영(세계 26위·삼성생명)도 잘하고 있고, 이은희(33위·단양군청)도 솟고 있으니까요. 홍콩만 잡으면 중국과 금메달을 다툴 거예요. 4강전에서 중국을 만나지 않는다면요….”
글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올림픽 ‘2회 연속 메달’ 도전 김경아 결혼(29일)이 코앞에 닥쳤는데, 그는 여전히 태릉선수촌에서 합숙훈련을 하고 있다. “그냥 주변에서 다 해주는데요, 뭘….” 신혼여행도 일찌감치 미뤘다.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팀컵(10.5~7,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대비해, 결혼 이틀 뒤엔 다시 태릉으로 들어간다. 결혼하고도 운동을 계속 하려는 이유에 대해 “운동하기 더 좋을 것 같아서”란다. ‘예비신부’의 꿈은 현모양처니, 뭐 그런 것이 아니다. 올림픽 메달, 그것도 금메달이다. ‘중국 선수들 탓에 금메달은 힘들지 않겠느냐”고 떠보자, “목표는 금메달”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엄청난 회전이 먹는 커트를 구사하면서 한국여자탁구 간판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김경아(대한항공). 우리 나이로 31살. 하지만 탁구판에서 보기 드문 수비전형으로 세계랭킹 10위를 유지하며 당대 세계최고 수비탁구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주인공이다. 아무리 만리장성 벽이 높다 해도, 세계랭킹 1위 장이닝만 빼고 그에게 당하지 않은 중국선수가 없을 정도다. 세계 2위 왕난, 3위 궈예, 4위 궈얀, 5위 리샤오시아까지…. 채 1년도 남지 않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그가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것도 이런 자신감에서다. “(2004) 아테네올림픽 때 아무도 저한테 메달을 기대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해냈잖아요. 하루 7시간 연습, 그땐 전력을 다 쏟아부었어요.” 그는 당시 여자단식 4강전에서 난적 싱가포르의 리지아웨이(현 세계랭킹 8위)를 누르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제탁구계는 수비전형이 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경아 자신도 “수비탁구요? 제가 세계 최고죠. 국제대회에 나가면 전세계 수비선수들이 비디오로 저의 플레이 모습을 많이 찍어가요”라며 자랑한다. 그러면서 “저와 주세혁 선수 때문인지, 요즘 국내에서 수비전형을 택하는 어린 선수들이 무척 많아졌다”고 흐뭇해한다.
김경아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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