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순영(32) 최임정(26)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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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핸드볼 국가대표 허순영·최임정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최임정(26)은 눈물이 많다. 경기에 지면 억울해서 울고 이기면 기뻐서 운다. 오랜 부상 부위인 무릎과 어깨 통증을 참아내며 또 눈물을 흘린다. 그는 21일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면서 2004아테네올림픽 덴마크와 결승전 이야기가 나오자 또 눈시울이 붉어졌다. 연장전을 두번이나 치르고 결국 승부던지기에서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뒤 울고 또 울었다. 최임정은 지난 4월24일 선배 허순영(32)과 함께 한국에 쓰디쓴 패배를 안겼던 덴마크로 향했다. 덴마크 1부 리그 오르후스팀에 스카웃돼 해외진출 꿈을 이뤘다. “언젠가는 해외에 나가고 싶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빨리 올 줄 몰랐어요.”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는 허순영과 같은 팀에서 뛰게 된 게 더없이 기쁘단다. 허순영은 부산 주례여중과 부산진여상 5년 선배이고, 대구시청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팀을 국내 최정상으로 이끌었다. 그런데 해외에서도 같은 팀에서 뛰게 됐다. 이미 3년 전 일본 오므론팀에 진출한 허순영은 이번에 무대를 유럽으로 옮겼다. 덴마크서 함께 프로생활
타향살이 서로 의지해
“현지인들 우리 구별 못해요” 둘은 22일 인천에서 막을 올린 국제실업여자핸드볼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21일 낮 귀국했다. 허순영은 시차적응이 안돼 숙소에서 골아떨어졌지만 최임정은 덴마크 동료들과 말짱하게 쇼핑을 다녔다. 소속팀 오르후스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는 바람에 지난 4월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때문에 허순영과 최임정은 아직 공식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다. 최임정은 “훈련도 한국보다 훨씬 느슨하다. 덴마크에선 한국 핸드볼이 빠르고 기술이 좋다고 칭찬한다”고 소개했다. 허순영은 고교를 졸업하던 94년부터 13년째 국가대표 붙박이 피봇 자리를 지켜온 베테랑. 특히 수비는 세계수준이다. 반면 최임정은 대기만성형이다. 대구시청 시절 은사 이재영 감독은 초년병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때 “(최)임정이는 공이나 주으러 다녔는데 국가대표가 됐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부산 성지초등 6학년 때 짝꿍을 따라 핸드볼을 시작했지만 중·고교 때는 물론 실업 2년차 때까지도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았다. 3년차 때 혼자서 새벽운동을 시작하면서 기량이 부쩍 늘었다. 텅빈 체육관에서 혼자 수백개씩 슛을 쏘았다. 중 3때 158㎝이던 키도 181㎝까지 자랐다. 큰 키에 왼손잡인 그는 2001년부터 국가대표 부동의 라이트백으로 성장했다.
허순영과 최임정은 얼굴 생김새도 비슷하다. 키도 허순영이 1㎝ 작다. 허순영은 “덴마크 사람들은 우리를 잘 구별하지 못한다”며 웃는다. 둘은 팀에서 7월 말까지 휴가를 받았지만, 대회가 끝나는 대로 태릉선수촌에 들어갈 예정이다. 8월 말 태극마크를 달고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전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 둘의 목표는 똑같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아테네 은메달의 눈물을 닦아내겠다는 것. 그런 뜻으로 둘은 손가락으로 승리의 브이(V)자를 그려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인천/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허순영·최임정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최임정(26)은 눈물이 많다. 경기에 지면 억울해서 울고 이기면 기뻐서 운다. 오랜 부상 부위인 무릎과 어깨 통증을 참아내며 또 눈물을 흘린다. 그는 21일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면서 2004아테네올림픽 덴마크와 결승전 이야기가 나오자 또 눈시울이 붉어졌다. 연장전을 두번이나 치르고 결국 승부던지기에서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뒤 울고 또 울었다. 최임정은 지난 4월24일 선배 허순영(32)과 함께 한국에 쓰디쓴 패배를 안겼던 덴마크로 향했다. 덴마크 1부 리그 오르후스팀에 스카웃돼 해외진출 꿈을 이뤘다. “언젠가는 해외에 나가고 싶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빨리 올 줄 몰랐어요.”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는 허순영과 같은 팀에서 뛰게 된 게 더없이 기쁘단다. 허순영은 부산 주례여중과 부산진여상 5년 선배이고, 대구시청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팀을 국내 최정상으로 이끌었다. 그런데 해외에서도 같은 팀에서 뛰게 됐다. 이미 3년 전 일본 오므론팀에 진출한 허순영은 이번에 무대를 유럽으로 옮겼다. 덴마크서 함께 프로생활
타향살이 서로 의지해
“현지인들 우리 구별 못해요” 둘은 22일 인천에서 막을 올린 국제실업여자핸드볼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21일 낮 귀국했다. 허순영은 시차적응이 안돼 숙소에서 골아떨어졌지만 최임정은 덴마크 동료들과 말짱하게 쇼핑을 다녔다. 소속팀 오르후스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는 바람에 지난 4월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때문에 허순영과 최임정은 아직 공식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다. 최임정은 “훈련도 한국보다 훨씬 느슨하다. 덴마크에선 한국 핸드볼이 빠르고 기술이 좋다고 칭찬한다”고 소개했다. 허순영은 고교를 졸업하던 94년부터 13년째 국가대표 붙박이 피봇 자리를 지켜온 베테랑. 특히 수비는 세계수준이다. 반면 최임정은 대기만성형이다. 대구시청 시절 은사 이재영 감독은 초년병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때 “(최)임정이는 공이나 주으러 다녔는데 국가대표가 됐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부산 성지초등 6학년 때 짝꿍을 따라 핸드볼을 시작했지만 중·고교 때는 물론 실업 2년차 때까지도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았다. 3년차 때 혼자서 새벽운동을 시작하면서 기량이 부쩍 늘었다. 텅빈 체육관에서 혼자 수백개씩 슛을 쏘았다. 중 3때 158㎝이던 키도 181㎝까지 자랐다. 큰 키에 왼손잡인 그는 2001년부터 국가대표 부동의 라이트백으로 성장했다.
허순영과 최임정은 얼굴 생김새도 비슷하다. 키도 허순영이 1㎝ 작다. 허순영은 “덴마크 사람들은 우리를 잘 구별하지 못한다”며 웃는다. 둘은 팀에서 7월 말까지 휴가를 받았지만, 대회가 끝나는 대로 태릉선수촌에 들어갈 예정이다. 8월 말 태극마크를 달고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전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 둘의 목표는 똑같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아테네 은메달의 눈물을 닦아내겠다는 것. 그런 뜻으로 둘은 손가락으로 승리의 브이(V)자를 그려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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