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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힌’ 증권거래소, 공공기관화 직행?

등록 2008-12-04 20:19수정 2008-12-04 20:24

한국증권거래소
한국증권거래소
[뉴스 쏙] 호기심 플러스
낙하산 이사장 거부뒤 검찰수사
감사원, 공공기관 지정 권고 뒤
재정부선 “내년 1월 심사때 검토”

정부 지분 0%인 주식회사 증권선물거래소를 정부가 공공기관으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 공식 이유는 불투명성과 비효율성을 없애기 위해서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말들이 많다. 거래소가 낙하산 인사를 막았다가 청와대에 괘씸죄로 찍혀 정부가 수장을 임명하는 공기업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란 볼멘소리들이 터져나온다.

‘괘씸죄’ 논란의 시작은 거래소가 이사장을 선출한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래소는 40여 증권·선물회사와 유관기관이 지분을 보유한 민간주식회사다. 그래서 이사장 후보추천위원회에서 공모로 이사장을 뽑는다. 당시 이사장 공모에는 이정환 현 이사장과 이팔성 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이 응모했다. 그런데 예상을 깨고 이팔성 회장이 최종 후보 3인에 들지 못했다. 이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어서 최종 후보 3인에만 오르면 이사장이 될 것이란 예상이 파다했다.

대통령 측근이 공모에서 떨어지자 증권가에서는 “역시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동시에 청와대 뜻을 거역한 ‘불충’이 아니냐는 걱정도 나왔다. “청와대에서 불쾌해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증권선물거래소의 역사
증권선물거래소의 역사
그런데 소문을 사실로 믿게 하는 조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사장 선출 열흘쯤 뒤인 4월1일 한 신문이 “거래소가 2006년 1월부터 2007년 9월까지 10억5000만원의 골프 접대비를 쓴 것으로 파악됐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4·9 총선 이후 본격 추진할 공기업 개혁의 사전 정지작업을 위한 사정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5월14일 검찰 수사관들이 거래소를 압수수색했다. 경영본부와 임원실을 뒤져 업무추진비 과다 지출을 수사했다. 전임 경영본부장은 바로 이정환 신임 이사장이었다.


이후 석달 동안 검찰 수사가 계속됐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검찰은 접대비 과다지출 의혹과 관련해 거래소 임직원 5명과 자회사 코스콤 직원 3명의 비위 사실을 적발했지만 처벌은 적절치 않아 회사와 관계기관에 통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거래소 임직원은 1명도 처벌받지 않았다. 거래소 쪽도 불안해하면서도 어느 정도 예상했던 대로였다. 거래소의 특성상 수주와 납품을 노린 비리가 생길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괘씸죄’의 후폭풍으로 여겨지는 압박은 끝나지 않았다. 수사 발표 한달 뒤인 9월21일 감사원이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권고했고, 기획재정부는 내년 1월 공공기관 심사 때 검토하겠다고 했다.

1956년 설립된 거래소는 1962년 주식회사로 전환했고, 1963년 정부가 지분 68.1%를 보유한 공공기관이 됐다. 그러나 1988년 정부 지분을 민간에 매각해 ‘완전 민영화’가 됐고, 2005년 코스닥위원회가 합쳐지면서 통합거래소로 태어났다. 그래서 증권가에서는 정부가 거래소를 다시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그런데도 증권가에선 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명박 정부의 ‘집요함’과 ‘오기’가 그 근거로 꼽힌다. 한 증권사 임원은 “거래소를 보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떠오른다”고 했다. “비판이 쏟아지는 강 장관을 끝까지 지키는 것처럼 결국은 자기 사람을 앉히겠다는 오기를 보여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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