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쏙] 호기심 플러스
고가의류 대신 립스틱 소비 급증
고용불안 탓 남성용도 판매 늘어 ‘립스틱 효과’(lipstick effect) 들어보셨나요? 경기위축으로 어딜 가나 우울한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여성들 화장은 오히려 화려해집니다. 얼마 전까지는 투명 화장으로 ‘쌩얼’을 강조했던 반면, 최근에는 눈매와 입술을 또렷하게 강조하는 화장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런 화장 유행은 불황의 영향이라는 속설이 있습니다. 마케팅이나 홍보 전문가들은 불황일수록 지갑이 얇아진 여성들이 고가 의류나 신발 등의 소비를 줄이는 대신 립스틱과 같은 비교적 저렴한 제품으로 분위기를 내려 한다는 이유를 듭니다. 이를 ‘립스틱 효과’라고 합니다. 수 십 만원을 넘나드는 코트 한 벌 대신, 1만~3만원의 립스틱으로 멋과 분위기를 낼 수 있어 ‘저비용 고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죠. 지난 10월 초,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미국 금융위기 속에서 뜨는 상품’ 보고서를 통해 “현재 금융위기에 놓인 미국에서는 옷 대신 액세서리나 립스틱 같은 제품들의 매출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고용시장이 불안해지는 것도 립스틱 판매가 늘어나는 원인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일자리가 줄어들게 되면 직장인들은 자신이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임을 드러내고 싶어하게 됩니다. 남들보다 선명하고 똑똑한 인상을 주려 하게 되고, 그래서 선명한 색깔의 립스틱이 잘 팔린다는 설명입니다. 남성들에겐 구두가 그런 대상이 됩니다. 프랑스의 일간지 <르 피가로>는 12일 영국에서 구두닦이가 호황이라는 보도를 했습니다. 영국 런던의 금융 중심지에서 운동화 차림으로 출근하던 직장인들이 품위가 없다는 이유로 직장을 잃을까봐 정장 차림에 구두를 많이 신으면서 구두닦이의 수입이 20%나 늘었다는 겁니다. 실제 국내에서도 경기 위기 소식이 전해진 가을 이후로 립스틱 판매가 급상승 중입니다. ‘슈에무라’의 10월 립스틱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배나 늘어 증가율이 485%에 이릅니다. 랑콤도 립스틱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60% 넘게 늘었다고 합니다.
화장품 업계는 이처럼 불황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고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카드사태 때도 화장품 판매는 실적이 좋았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사태로 직장인들이 빙하기를 겪을 때도 화장품 업계는 직원들에게 특별상여금을 지급했습니다. 화장품 업계를 기쁘게 하는 불황 속 트렌드는 또 있습니다. 불경기에는 여성들 못잖게 남성들도 화장품을 사기 때문입니다. 술값이나 외식비를 줄이는 대신 화장품 구매에 관심을 보이는 남성들이 최근 부쩍 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은 올 10월까지 남성들의 화장품 구매를 집계해 보니 지난해보다 30% 가량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모공 관리, 마사지, 여드름 관리 등 기능성 화장품의 구매가 지난해보다 70%나 늘었다고 합니다. 온라인 쇼핑몰인 원어데이 이준희 대표는 “40~50대 중장년층들도 구조조정 등 위기에 직면하면서 회사에서 한 살이라도 어려 보이고, 활기차 보이는 인상을 주려고 외모 관리에 나서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경향에 힘입어 화장품 업계는 경제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충만합니다.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은 대대적으로 브랜드숍을 개편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늘어났음에도 지난해보다 10.5% 올려잡은 올해 매출 목표 1조5천억원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기업분석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 북한 지하자원, 중국엔 ‘노다지’ 한국엔 ‘노터치’
▶ DJ “이명박 정부, 남북관계 의도적으로 파탄”
▶보수 인사 현대사 특강 “박대통령이 혼란 막아·…4·3은 공산반란”
▶5,16때 생긴 ‘낡은 악법 없앤다’
▶20·30대 집값에 허리휘고 50대는 집값에 잠못들고
▶교과부, 출판사에 역사교과서 수정지시
고용불안 탓 남성용도 판매 늘어 ‘립스틱 효과’(lipstick effect) 들어보셨나요? 경기위축으로 어딜 가나 우울한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여성들 화장은 오히려 화려해집니다. 얼마 전까지는 투명 화장으로 ‘쌩얼’을 강조했던 반면, 최근에는 눈매와 입술을 또렷하게 강조하는 화장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런 화장 유행은 불황의 영향이라는 속설이 있습니다. 마케팅이나 홍보 전문가들은 불황일수록 지갑이 얇아진 여성들이 고가 의류나 신발 등의 소비를 줄이는 대신 립스틱과 같은 비교적 저렴한 제품으로 분위기를 내려 한다는 이유를 듭니다. 이를 ‘립스틱 효과’라고 합니다. 수 십 만원을 넘나드는 코트 한 벌 대신, 1만~3만원의 립스틱으로 멋과 분위기를 낼 수 있어 ‘저비용 고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죠. 지난 10월 초,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미국 금융위기 속에서 뜨는 상품’ 보고서를 통해 “현재 금융위기에 놓인 미국에서는 옷 대신 액세서리나 립스틱 같은 제품들의 매출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고용시장이 불안해지는 것도 립스틱 판매가 늘어나는 원인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일자리가 줄어들게 되면 직장인들은 자신이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임을 드러내고 싶어하게 됩니다. 남들보다 선명하고 똑똑한 인상을 주려 하게 되고, 그래서 선명한 색깔의 립스틱이 잘 팔린다는 설명입니다. 남성들에겐 구두가 그런 대상이 됩니다. 프랑스의 일간지 <르 피가로>는 12일 영국에서 구두닦이가 호황이라는 보도를 했습니다. 영국 런던의 금융 중심지에서 운동화 차림으로 출근하던 직장인들이 품위가 없다는 이유로 직장을 잃을까봐 정장 차림에 구두를 많이 신으면서 구두닦이의 수입이 20%나 늘었다는 겁니다. 실제 국내에서도 경기 위기 소식이 전해진 가을 이후로 립스틱 판매가 급상승 중입니다. ‘슈에무라’의 10월 립스틱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배나 늘어 증가율이 485%에 이릅니다. 랑콤도 립스틱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60% 넘게 늘었다고 합니다.
화장품 업계는 이처럼 불황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고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카드사태 때도 화장품 판매는 실적이 좋았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사태로 직장인들이 빙하기를 겪을 때도 화장품 업계는 직원들에게 특별상여금을 지급했습니다. 화장품 업계를 기쁘게 하는 불황 속 트렌드는 또 있습니다. 불경기에는 여성들 못잖게 남성들도 화장품을 사기 때문입니다. 술값이나 외식비를 줄이는 대신 화장품 구매에 관심을 보이는 남성들이 최근 부쩍 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은 올 10월까지 남성들의 화장품 구매를 집계해 보니 지난해보다 30% 가량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모공 관리, 마사지, 여드름 관리 등 기능성 화장품의 구매가 지난해보다 70%나 늘었다고 합니다. 온라인 쇼핑몰인 원어데이 이준희 대표는 “40~50대 중장년층들도 구조조정 등 위기에 직면하면서 회사에서 한 살이라도 어려 보이고, 활기차 보이는 인상을 주려고 외모 관리에 나서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경향에 힘입어 화장품 업계는 경제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충만합니다.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은 대대적으로 브랜드숍을 개편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늘어났음에도 지난해보다 10.5% 올려잡은 올해 매출 목표 1조5천억원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기업분석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 북한 지하자원, 중국엔 ‘노다지’ 한국엔 ‘노터치’
▶ DJ “이명박 정부, 남북관계 의도적으로 파탄”
▶보수 인사 현대사 특강 “박대통령이 혼란 막아·…4·3은 공산반란”
▶5,16때 생긴 ‘낡은 악법 없앤다’
▶20·30대 집값에 허리휘고 50대는 집값에 잠못들고
▶교과부, 출판사에 역사교과서 수정지시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