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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주가 ‘사케 붐’ 반기는 까닭

등록 2008-11-13 18:56수정 2008-11-14 16:14

민속주가 ‘사케 붐’ 반기는 까닭
민속주가 ‘사케 붐’ 반기는 까닭
[뉴스 쏙] 호기심 플러스
소주·맥주 편중 음주문화 다양화
쌀로 만든 술 인지도 상승도 기대

‘사케’ 좋아하십니까? 일본 청주인 ‘사케’가 요즘 인기 최고인 모양입니다. 몇년 동안 거세게 불었던 와인 바람이 슬슬 주춤하기 시작한 대신 일본문화 유행에 힘입어 사케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부산경남본부세관이 집계한 올 상반기 사케 수입량은 752톤(수입액 259만달러 가량)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었습니다. 프랑스산 와인은 올 상반기 2754톤이 수입됐는데 이는 지난해보다는 10% 정도 줄어든 것이라고 합니다.

사케의 인기는 서울에서도 강남 지역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와인을 즐기던 소비 주도층들이 와인 이후 새로운 즐길거리로 사케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젊은층들이 소주처럼 독하지 않으면서 맥주보단 강하고, 포도주나 위스키처럼 비싸지 않은 사케를 점점 더 많이 찾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사케 소비량은 국내 주류 시장 판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주류업계에서는 소비자의 기호 변화 가능성과 앞으로의 영향 때문에 사케의 인기를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사케에 가장 영향을 받게 될 주종으로 민속주를 꼽습니다. 앞서 와인 유행에서도 가장 타격을 입었던 주종이 바로 민속주였습니다.

그러면 우리 민속주 업계에선 사케 수입 증가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얼핏 생각하면 강력한 경쟁 상대의 등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걱정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민속주 업체들은 오히려 “반가운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민속주 업체들이 사케의 약진을 반기는 이유는 우리 음주문화를 조금이라도 다양화시켜 주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술 소비는 소주와 맥주의 집중도가 워낙 커서 다른 술들은 거의 기를 펴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류공업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국내 술 출고액은 6조8000억원대였는데 이 가운데 맥주가 3조3000억원, 소주가 2조6000억원으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전통주는 1200억원 정도였습니다. 맥주와 소주에 편중된 국내 술 소비자들이 사케를 접하면서 다양한 술들로 관심을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쌀로 만든 술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대표적인 민속주들은 과실주를 빼면 모두 쌀로 만든 것들입니다. 국순당의 백세주와 배상면주가의 산사춘 등이 모두 쌀술입니다. 일본 청주인 사케도 쌀로 빚은 술이어서, 장기적으로 볼 때 쌀로 만든 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나쁠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배상면주가 이재영 홍보팀장은 “알코올에 물을 타는 희석식 소주보다 쌀 발효주인 민속주가 더 웰빙술이라는 인식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민속주업계는 또한 사케의 인기가 우리 민속주 시장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장을 키워줄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순당 고봉환 팀장은 “와인이 복분자술 파이를 키운 것을 보라”고 말합니다. 와인 바람이 불면서 과실주 시장에서 ‘한국형 와인’이랄 수 있는 복분자가 새삼 주목받아 시장이 커진 것처럼 사케 바람이 사케에 대응하는 우리 전통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복분자술 시장은 2004년 400억원에서 지난해 1000억원으로 커졌고, 올해는 15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합니다.

물론 사케의 인기에 걱정을 안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한 민속주 업체 관계자는 “아직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어서 두고 보고 있지만, 와인 돌풍 때처럼 넋놓고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양한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케 유행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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