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esc를 누르며
‘비밀’의 정의?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아는데 그 부모만 모르는 것”이라고 정의하던 게이 친구가 있었습니다. 회사와 친구들에겐 커밍아웃을 한 그는 아직 부모님께는 용기를 못내고 있었습니다. 부모에게 들켰다간 열에 아홉은 집에서 내쫓기거나 머리가 깎여서 감금을 당하거나 혹은 그걸 견디다 못해 손목을 긋게 되는 게 우리 사회의 동성애자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동성애를 다룬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를 두고 보수단체에서 ‘<인생은 아름다워> 보고 ‘게이’ 된 내 아들 에이즈로 죽으면 에스비에스 책임져라!’라는 신문광고를 내보냈습니다. 이를 보고 ‘아 그래도 세상 많이 좋아졌다’고 느끼는 동성애자가 있습니다. 바로 커밍아웃한 영화감독 김조광수씨. 과거엔 ‘호모’로 취급됐던 남자 동성애자에 대해 보수단체도 동성애자들이 운동 차원에서 명명을 시작한 ‘게이’로 불러주니 이 얼마나 엄청난 발전이냐며 웃으시네요.
에선 이번주부터 많은 칼럼들이 새로 시작됩니다. 그중 ‘김조광수의 원더풀 게이라이프’는 이 땅에서 동성애자로 살아가며 겪은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풀어낼 예정입니다. 여행면에 인기리에 연재된 ‘김형렬의 호텔 이야기’는 ‘김형렬의 트래블 기어’로 범주를 넓혀 여행 전반의 팁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요리면에선 영화나 만화, 소설 속 요리를 분석하고 레시피를 제공하는 ‘맛으로 읽는 텍스트’의 연재가 시작됩니다. 관계면에선 유명 카피라이터 탁정언씨가 ‘말의 씨’라는 문패 아래 부부 사이와 친구 사이, 혹은 부모 자식 간에 알아두면 좋은 ‘말의 전략’을 알려줍니다. 시인 김경주씨는 ‘후, 달리는 불량배들’이란 제목으로 우리 주변 다양한 인간 군상의 사연을 콩트 형식으로 전합니다. 디자인면에선 패션저널리스트 홍석우씨가 일반인들의 길거리 패션을 분석하며, 엔터테인먼트면에선 <에스콰이어> 패션에디터 심정희씨가 연예인들의 패션을 분석합니다. 또 엔터면에선 김도훈 <씨네21> 기자와 황선우 <더블유 코리아> 피처에디터가 이 시대의 싱글남·싱글녀를 위한 강추 아이템을 알려주고, 김도형 문화부문 편집장의 ‘아저씨의 대중문화 분투기’에선 중년 기자의 눈으로 본 대중문화 비평이 실립니다. 지금까지 ‘esc’ 지면을 빛내주신 김신 올리브 앤 팬트리 주방장, 붕가붕가레코드의 곰사장, 이다혜 <씨네21> 기자, 현시원 독립 큐레이터, T기자에게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김아리 팀장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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