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문득 생각난…
토끼띠 마이클 조던은 서른셋이던 1996년 미국 프로농구(엔비에이) 우승을 차지했다. 심지어 마흔(2003년)에 띠동갑인 앨런 아이버슨과 코트에 나뒹굴었다.(아아, 그 감동의 장면이란!) 유타 재즈의 칼 말론도 서른셋에 애틀란타 올림픽에 미국 농구 대표팀으로 참가했다. 그도 마흔까지 코트에서 뛰다가 이듬해 은퇴했다. 20대 선수도 아무나 못 뛰는 엔비에이에 마흔살 아저씨가!
한편, 이종격투기 선수 랜디 커투어는 조던·말론과 같은 63년 토끼띠인데 미국 종합격투기 대회 유에프시(UFC)의 헤비급 최강자다.(63년 토끼는 황우석 박사가 호랑이와 잡종 교배한 토끼인가벼) 한국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이창수 ‘형님’은 내년에 현역에서 뛰는 첫 마흔살 선수가 된다.(69년 닭도 호랑닭?)
요새 내가 문득 문득 되새기는 형님들이다. 형님들을 떠올리며 ‘나는 아직 돌도 씹어’라고 속으로 말한다. 미혼에 재산도 없는 나는 “내 나이 삼땡, 쫄리면 뒈지시든지”(영화 〈타짜〉버전)라고 중얼거린다. 친구들아, 근데 이거 스팀팩(게임 ‘스타크래프트’에서 테란 종족의 병사 마린이 맞는 주사약물. 순간 스피드와 반사작용이 상승한다) 맞지?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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