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ESC

박경리 효과

등록 2008-05-07 18:21

[매거진 Esc] 문득 생각난…
어릴 적 나는 유명한 동네에 살았다. 초등학교 때만 해도 안 그랬는데, 중학교 때 갑자기 이름이 알려졌다. 오로지 며칠 전 돌아가신 박경리 선생 덕이다. 아시는가, 강원도 원주시 단구동?

어느 날 동네 친구 하나가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너 <토지> 알지? 우리 집 건너에 그거 쓴 할머니가 이사 온 거 알아? 어제 만났거든.” 부러웠다. 나도 보고 싶었다. 그 근처를 서성여 봤지만, 늘 불발로 끝난 기억이 쓰리다.

그분은 우리 동네의 미적 가치를 새삼 일깨워 주셨다. 단구동의 텃밭에서 언론 인터뷰를 할 때마다 ‘주변 풍광의 아름다움’을 찬양했기 때문이다. 병풍처럼 둘러쳐진 동쪽의 치악산, 남쪽의 백운산. 알고 보면 한 폭의 산수화였는데, 어릴 적엔 너무 무심했다.

1년 전쯤엔 나와 추억을 공유하는 소설가를 발견했다. 소설집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의 이기호였다. 그 책에 실린 단편 <원주통신>엔, 앞서 밝힌 동네 친구 같은 주인공이 등장한다. 길상과 서희, 토지라는 단어가 뒤죽박죽되면서 웃다 뒤집어진다. 선생의 부음을 접하며 가장 먼저 <원주통신>이 생각났다. 독자들에게도 권하는 바이다. 추모의 마음과 함께….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ESC 많이 보는 기사

마법의 시간, 게츠쿠 1.

마법의 시간, 게츠쿠

방송계 어려워도 박명수 걱정없다 2.

방송계 어려워도 박명수 걱정없다

[ESC] 빅데이터로 본 식인종의 심리 3.

[ESC] 빅데이터로 본 식인종의 심리

[ESC] 우리집 천장에 빛나는 여름 별자리! 4.

[ESC] 우리집 천장에 빛나는 여름 별자리!

[ESC] 이별 후 ‘읽씹’ 당해도 연락하고 싶은 당신에게 5.

[ESC] 이별 후 ‘읽씹’ 당해도 연락하고 싶은 당신에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