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대법관 퇴임 3개월 뒤 재개발구역의 빌라를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주택 1채를 보유 중이던 조 후보자는 이 거래로 2주택자가 됐다. 해당 지역 빌라들은 조 후보자가 사기 5개월 전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시세가 상승 중이었다.
15일 한겨레가 조 후보자의 재산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2020년 3월 대법관에서 퇴임한 조 후보자는 3개월 뒤인 2020년 6월20일 서울시 송파구 마천동에 61.26㎡(약 18.5평) 크기의 빌라 1채를 7억6천만원에 사들였다. 이 빌라에는 전세보증금 2억1천만원을 낸 임차인이 있었다. 조 후보자의 실제 투자금은 5억5천만원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 후보자가 빌라를 산 지역은 마천1재정비촉진구역으로 2005년 12월 3차 뉴타운 지구로 결정된 뒤 지정취소 등 난항을 겪다가 2020년 1월 구역 지정이 완료된 곳이다. 당시 조 후보자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배우자 명의로 아파트 1채를 보유한 1주택자였다.
조 후보자는 빌라를 산 2년 뒤인 2022년 5월9일 전세계약을 다시 맺으면서 보증금을 2억3천만원으로 9%가량 올려 받았다. 당시는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이 시행되던 때라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 전셋값을 5% 이상 올릴 수 없었다. 조 후보자 집 세입자는 갱신권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쪽은 “퇴직 이후인 2020년 6월께 장기적으로 서울 거주를 위한 집을 찾던 중 재개발 뒤 실입주를 고려해 해당 빌라를 매수했다”며 “이 과정에서 기존 성남 아파트 매각을 고려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아 2주택 상황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국회에 제출된 임명동의안을 보면 조 후보자의 재산은 △본인 2억9278만원 △배우자 12억1743만원 △아들 8323만원으로 총 15억9345만원이다. 부모의 재산은 고지를 거부했으며, 두 딸은 혼인해 등록 제외 대상이다. 조 후보자의 배우자는 서울 송파구 마천동 빌라 지분과 함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153.27㎡(약 46평) 규모 아파트(10억7400만원)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전세보증금 10억원을 받고 임대 중이며, 조 후보자 부부는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아파트(82.85㎡, 전세금 6억원)를 임차해 거주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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