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된 조희대 전 대법관이 9일 오전 안철상 선임 대법관을 접견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66) 대법원장 후보자가 9일 언론과 만나 “한평생 법관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좌나 우에 치우치지 않고 항상 중도의 길을 걷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대법원장 대행을 맡고 있는 안철상 선임대법관을 면담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찾은 자리에서 ‘(대법원의)보수 색채가 강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 후보자는 “무유정법(無有定法)이라는 말이 있다. 정해진 법이 없는 게 참다운 법이라는 말”이라며 “예전에 대법관 취임사에서도 ‘우리의 두 눈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본다는 법’이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지명 소감을 묻자 “중책을 맡기에는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한 차례가 아니라 수천, 수만번 고사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사법부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와 국민들에게 혹시 누를 끼치지 않을까 두렵고 떨리는 심정으로 당장은 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답했다.
2027년 6월 정년을 맞이해 6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3년 반에 그친다는 지적에 대해선 “기간이 문제가 아니고 단 하루를 하더라도 진심과 성의를 다해서 헌법을 받들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차기 대법원장으로 조 후보자를 지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22일 대법원장 후보자로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했으나, 지난달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퇴임한 지난 9월24일부터 대법원장 자리는 이날까지 47일째 공석이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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