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가 지난달 29일로 1년을 맞았다. 수사팀을 재편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전면 재수사를 하는 검찰은, 대장동 개발 사업 판박이로 불리는 경기 성남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으로도 수사를 확대했다. 두 사건으로 설령 이 대표를 기소하지 못하더라도 성남시장 시절 발생한 부패범죄를 들춰내는 효과가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대선 열기가 거세지던 지난해 9월29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전담수사팀을 꾸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당시 일선 지청급 규모인 검사 25명이 투입됐다.
대장동 1차 수사는 크게 배임 의혹과 정관계 로비 의혹 투트랙으로 진행됐다. 수사팀은 배임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10∼12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의 배임 등 혐의로 기소했다. 다만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으로 올라가는 연결고리를 찾지는 못했다.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는 지난 2월 ‘아들 퇴직금 50억원’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을 특경법의 알선수재 및 뇌물 등 혐의로 기소했지만,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 ‘50억원 클럽’ 의혹이 불거진 고위직 출신 법조인 등으로는 가지를 뻗지 못했다.
대장동 1차 수사는 대선을 거치며 소강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로 지난 7월 개편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가 대장동 2차 수사를 맡으며 다시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윤석열 사단인 강백신 부장검사가 이끄는 2차 수사팀은 이 대표 등 성남시 윗선 배임 의혹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 수사팀은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대장동 사업 관련 각종 자료를 다시 확보하고, 정민용 변호사와 최윤길 전 성남시의장을 재차 불러 조사하며 개발 당시 상황과 특혜 의혹을 원점에서 재수사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헛돌고 있는 대장동 수사로는 이 대표를 기소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에 검찰은 대장동 사업과 구조가 비슷한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도 들여다보고 있다. 대장동-위례 수사를 양 갈래로 진행하며 두 사업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재명 대표로 수사선을 이을 수 있을지 따져보는 것이다.
수사팀은 위례신도시 사업과 관련해 지난달 말 위례자산관리와 시공사 호반건설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수사·기소 검사 분리 규정에 따라 수사팀(반부패3부)이 아닌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가 지난달 26일 유동규·남욱·정영학, 주아무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팀장, 위례자산관리 대주주 정재창씨 등 5명을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유동규 전 본부장 등은 위례신도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공사 내부 비밀을 특정 사업자에게 유출하는 등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부장검사는 2일 “대장동 사건 1차 수사는 대장동 4인방 등 실무자를 향했고, 2차 수사는 그 윗선을 규명하려는 것이다. 위례신도시 사건 수사도 대장동 수사 맥락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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