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납품단가연동제 촉구 중소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이 시작됐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민주당 안에선 이 대표를 향한 비판과 엄호가 엇갈렸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대표론’을 다시 꺼내 들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강규태) 심리로 18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대표 쪽 변호인단은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알지 못한다”는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표 쪽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대선 과정에서 있었던 이재명 개인에 대한 문제는 이 대표가 알아서 하겠다는 기존 입장엔 변함이 없다”며 당대표 업무와 수사·재판 대비를 분리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검찰이 수사 중인 성남에프시(FC) 후원 등 이 대표 관련 사건에서 추가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재명 의원실’이 아닌 민주당 공보국에서 해명자료를 내며 대응하고 있다. 이 대표 관련 수사가 진행될수록 당이 개입하고 끌려들어갈 개연성이 큰 모양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재판 과정에서 변론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면 당연히 당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 차원에서 대응하다 보면 사건에) 빨려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안에서는 이 대표의 방위산업체 주식 투자를 둘러싼 논쟁이 일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였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개인적 이익, 사익에 해당하는 주식 거래는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실망스러운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하자 안민석 의원은 “과한 비판”이라며 이 대표를 엄호했다. 안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요즘은 주식을 객장에서 가서 사는 것도 아니고 핸드폰으로 그냥 투자할 수 있다. 전재수 의원식처럼 나무라는 것은 너무 좀 과하지 않았나”라며 “지금은 여야가 딱 대치 정국에 있다. 이때 혹시라도 총알 한두개가 내부를 향하면 굉장히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거듭 부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국감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야당 탄압’, ‘정치보복’ 주장도 거세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결과를 초래한 당사자는 이 대표 자신”이라며 “이 대표는 거대 야당의 역량을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덮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당은) 이 대표와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한다”며 “이 대표는 본인만 살자고 민생을 위해 일해야 할 국회 제1당 민주당을 방탄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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