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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차별 않는 부모 되려면

등록 2008-02-11 18:20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의 행복 비타민 /

인류 최초의 살인으로 성경에 묘사된 카인과 아벨 형제의 이야기는 대부분 들어 봤음 직하다. 형제간 다툼의 원형을 보여 주는 이 이야기에서 살인의 이유는 질투심이었고, 그 뿌리는 다른 형제를 편애하고 있다는 오해에 있었다. 이처럼 형제간 갈등의 내면에는 흔히 편애와 질투심이 있다. 차별적인 양육은 아이들 사이에서는 경쟁심을 유발하며 자연스럽게 상대와 차별하는 부모에 대해 분노를 일으킨다.

아이들은 흔히 내가 할 때는 혼을 내면서 왜 동생은 봐 주느냐고 푸념한다. 아이가 일단 이런 이야기를 하면 너와 동생은 나이가 다르다고 논리적으로 말해 봐야 소용이 없다. 아이는 부모의 모든 말을 자신을 차별한다는 선입견 속에서 받아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아이의 속상한 감정을 인정해 주면서 너의 생각은 어떠냐고 물어 보고 충분히 이야기할 기회를 만드는 편이 낫다.

차별은 부모가 아이에게 얼마나 반응해 주는지, 아이를 대하는 정서가 어떠한지와도 관련이 있다. 예민한 아이는 부모의 표정만으로도 자신이 차별받는다는 생각을 갖곤 한다. 사실 아이들은 발달 단계도 모두 다르고 성격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다루는 것이 꼭 올바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세심한 부모라면 아이들을 각자 다르게 다룰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차별을 피해갈 수 있을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가 아이에 따라 대응 방식에 차이를 두더라도 이 차이가 부모가 덜 사랑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으면 형제 관계에 악영향이 없다고 한다.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을 돌봐 준다는 느낌을 받을 경우 차이가 나는 행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결국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의 질이 중요하다.

형제간 다툼이 일단 시작됐다면 아이들의 다툼에 끼어드는 것이 좋을까? 사실 아이들 다툼에 잘잘못을 따지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 중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잘못을 하는 경우는 드문데 부모가 모든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개입을 시작하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잠시 상황을 정리할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앙금을 남기기 쉽다.

그렇다고 부모가 전혀 개입하지 않은 경우 형이 동생을 마음대로 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두 아이 모두의 정서적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를 막으려면 부모가 동생의 감정이나 요구에 대해 형에게 반복적으로 이야기해 줘야 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이런 이야기를 일상생활 속에서 조금씩 꾸준히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고 야단을 맞는 특별한 상황에서만 동생의 이야기를 한다면 아이는 이를 자신에 대한 공격이자 차별로 받아들이게 된다. 부모는 아이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서 동생을 같이 돌봐 주는 사람으로서의 역할을 주도록 하자. 그래야 아이는 차별받는다는 선입견 없이 동생의 감정을 좀더 이해하게 된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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