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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까다로운 아이’ 어떻게 다룰까

등록 2008-02-04 18:49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의 행복 비타민 /

형제간 다툼만큼 부모를 지치게 하는 것도 없다. 어느 정도의 형제간 갈등은 사회적인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문제는 그 정도가 지나친 경우이다. 흔히들 어릴 때는 누구나 다 싸우지만 크면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객관적인 연구를 보면, 어린 시절의 형제 관계는 거의 변하지 않고 청소년기까지 이어질 뿐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도 형제간의 경쟁의식이나 친밀감에 깊은 영향을 준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듯이 형제간의 심각한 다툼에도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기질적인 특성이다. 끈덕지지 못한 아이, 부산하고 활동량이 많은 아이, 좌절감과 분노를 강하게 표현하는 아이들이 갈등을 일으키는 빈도가 높다. 까다로운 기질을 가진 아이들은 나이를 먹어도 자기를 조절하는 능력이나 친사회적인 지향성을 발전시키기 어려워 형제 관계를 안정적으로 이끌 힘이 부족해진다. 특히 손위 형제의 기질적 특성이 중요한데, 조용한 형과 부산한 동생이라면 형이 완충작용을 하면서 문제 발생 가능성이 적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문제가 많이 일어난다.

자신의 아이가 까다로운 기질을 가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 할 수 있는 조언은 아이와의 관계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형제간의 다툼이 많으면 둘 사이를 가깝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의 대부분은 야단을 치거나 형제끼리 같이 놀도록 유도하는 데 머무른다. 아쉽게도 이런 시도는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기에 대부분 실패한다.

아이의 기질이 까다로운 경우 부모 역시 그 아이와 사이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부모가 아이의 특성을 이해하고 주의를 기울여야만 간신히 이를 피할 수 있다. 형제간의 다툼이 심각한 경우라면 아이들은 물론 부모 역시 화가 나 있기 쉽다. 이러한 심각한 분노를 어떻게 가라앉힐 수 있을지 그 부분부터 고민을 시작하자. 분노를 서로에게 던지면서 눈밭에서 눈덩이가 커지듯 서로에 대한 공격성이 점차 불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부정적이고 지나치게 간섭하는 양육은 형제 관계에서 공격적이고 자기방어적인 행동을 낳을 수 있다. 부모의 가혹한 양육으로 분노가 해소되지 않고 쌓인 아이라면 형제간의 다툼에서도 분노에 초점을 맞춘 대처 전략을 갖게 되어 공격적이고 냉정한 행동을 보이기 쉽다. 그 결과 상대의 평범한 반응에 대해서도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반대로 까다로운 기질을 가진 아이도 부모와 긍정적인 정서적 경험을 한 경우라면 형제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이의 기질을 바꾸는 것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한두 마디 말이나 훈육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더 많은 시간을 아이와 보내면서 아이가 자기 조절 능력을 갖추고 사회적인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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