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미성년자 성폭력가해자 하루 5명, 무엇이 문제인가?

등록 2007-11-13 14:31

[성]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성교육 부재
청소년 성범죄 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성교육이 안되고 있는 문제점이 다시한번 제기되고 있다.

9일 광주에서는 여중생과 초등학생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특수강간 등)로 고등학생 손 모군 등 2명을 붙잡아 조사중이다.

광주광역시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중학교 동창인 이들은 지난 2일 오후 10시께 광주 광산구 운남동 모 아파트 근처에서 길을 가던 여중생 A(15)양에게 “따라오지 않으면 칼로 찔러 죽여 버린다”고 협박해 공사장 옆 공터로 끌고 간 뒤 성폭행하는 등 같은 수법으로 여중생과 초등학생 5명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을 담당한 경찰은 “평소 학교도 잘 다니고 가출경험도 없는 학생들로, 특별한 동기없이 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며 “학생들이 성과 범죄에 대한 개념이 없고, 자신들의 행동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밝혔다.


미성년자 성폭력가해자 하루 5명꼴

2007년 경찰청이 국회 보건복지위 안명옥 의원에게 제출한 ‘성폭력 가해자 연령별 현황’에 따르면 미성년 성폭력 가해자는 2003년 1천 165명에서 지난해 1천 811명으로 3년동안 55%나 늘었다.

또 교육부의 ‘학교 내 성범죄 징계현황’에 의하며 초중고교에서 각종 성범죄로 징계처분을 받은 학생은 2003년 44명, 2004년 111명, 2005년 54명, 2006년 115명, 2007년 6월 105명으로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여러 명의 가해자가 한명이나 그 이상을 집단 성폭행하거나 범행 후 피해자의 모습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등 그 수위도 높아지고 있어 문제다.

성교육 전문으로 배울 수 있는 기관 및 기회부족

이처럼 청소년 성범죄는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 프로그램과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학교에서도 가정교과 시간 등을 활용해 몇 시간씩 교육을 하나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여성단체나 성폭력상담소 등에서도 부분적으로 실시될 뿐이다.

또한 전시관이나 체험 시설 등을 갖춘 성교육 시설은 아하센터와 내일여성센터, 늘푸른여성지원센터, 인천문학경기장 전시관 등 손꼽을 정도다. 정부는 2008년까지 전국 16개 시도에 청소년수련관 등 50명 이상 수용 가능한 시설을 활용해 체험식 성교육 시설인 ‘청소년 성문화센터’를 21곳 설립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청소년이 방문하지 않는다면 소용없기 때문에 시설만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특히 학교에서 성교육에 대한 일련의 커리큘럼이나 매뉴얼이 없는 것도 문제다. 실제 올해 전국 1만983개 초중고교의 성교육 담당교사 1만1천83명 가운데 성교육 직무연수를 받지 않은 교사가 38.5%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학생들도 성교육 하면 막연히 정자와 난자, 남자와 여성의 생식기 그림을 놓고 설명하는 ‘구닥다리’식 교육이라는 편견을 갖고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일부에서는 청소년의 2차성징이 빨라지고 음란물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늘어난 만큼 임신이나 성병을 예방하는 피임교육을 하는 게 더 낫다고 말한다.

학교에 보건교과와 전담교사 배치, 성교육 전문기관과 협력해야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김은주 상담지원팀장은 “생물학적 성, 피임 등 단순한 지식전달 외에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성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아하에서는 ‘섹슈얼리티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방문청소년 대상으로 2시간정도 일회성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끼리끼리’프로그램을 통해 연령과 이성교제, 성적소수자 등 일정한 주제에 따라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강의를 한다. 이밖에 성교육 전문가를 육성하는 프로그램 및, 청소년들이 모여 성을 논의하는 토론모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성을 배울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 있다.

김 팀장은 “갈수록 성을 접하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대중매체에 의한 노출빈도수도 높기 때문에 청소년의 성에 대한 갈등과 혼란을 적절히 해결하고 정서적으로 소통할 울타리가 많이 만들어져야한다”며 “청소년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성교육 요구조사를 해서 함께 논의하면서 교육과정을 만들고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강사회를위한보건교육연구회 우옥영 대표는 “성교육의 부재는 오랫동안 제기돼 온 문제지만 여전히 현실은 똑같다”며 “비정규 재량과목인 보건교육을 정규과목을 만들어 단순히 시간확보 뿐 아니라 교과과정 수립, 교과서 제작, 교육에 대한 책임있는 평가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는 수업시수가 적은 교사가 맡아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담교사를 배치하고 보건교사와 전문강사가 협력해서 체계적으로 성교육을 하고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