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소년] 동호공고 혐오시설 취급, 특목고는 환영 분위기
납골당, 핵 폐기장 등 혐오·기피시설에만 해당할 줄 알았던 지역이기주의 현상이 실업계까지 확산됐다.
동호공고 이전반대, 납골당·화장터 반대하는 주민들과 뭐가 다른가
동호공업고등학교는 국가가 인정한 정식 교육기관임에도 특목고나 자사고 등 지역발전에 이익이 되는 학교가 설립을 원하는 주민들 때문에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됐다.
현재 동호공고 부지 이전을 둘러싸고 중구와 마포구 주민들이 격렬하게 반대하고 나선 가운데, 그 모습은 납골당 설립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 안양시와 광명시주민들과 참 닮아 있었다.
안양시 만안구 석수2동 연현마을 주민 1천여 명은 올해 2월 광명시 납골당 건설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광명시가 안양-광명시 경계의 광명시 일직동 산 1번지 성채산 일대 2만6천600㎡에 납골당 건립 공사를 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 안양시 주민들은 개발이익은 광명시가 얻고 피해는 오롯이 안양시가 받는다며 격분하고 있다. 이에 연현마을 주민들은 '화장터'와 같은 장사시설 건립으로 자녀들의 학습권과 생존권이 침해받는다고 주장하며,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 싸움은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안양시 주민들은 공사장을 점거하고 광명시장에게 화장장 설립계획을 철회하겠단 각서를 쓸 것을 요구하는 등 두 지역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처럼 자기 지역에 기피시설이 설치되는 것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모습은 부천시 화장장을 둘러싼 부천시와 구로구의 갈등에서도 나타난다. 화장장 건립 예정지인 춘의동은 구로구에서 불과 200여m 거리에 있다. 낮은 산 하나만 넘으면 반경 500m안에 1418세대 총 8천6백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게다가 구로구 온수동 일대는 수십 년 동안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다가 곧 해제, 이제부터 개발될 예정이다. 지역이미지 훼손이란 이유로 기피시설 설립을 꺼려하는 모습에서 동호공고 이전을 거부했던 용산, 강서, 마포구 주민들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실업계 특성화고교는 결사반대, 특목고·자사고는 적극환영? 반면 같은 교육기관이지만, 특목고·자사고 설립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동호공고 이전을 반대하는 모습과 참 대조적이다. 서울시 구로구는 올해 ‘교육혁신 4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과학고와 자립형사립고 등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강남지역 학교에 비해 명문대 진학률 등 학력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특목고 유치로 지역의 교육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서다. 이런 계획에 따라 2008년부터 구로구 궁동에는 ‘세종과학고등학교’가 개교한다. 이 지역 주민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강남으로 이사 가는 일도 줄고, 부동산 값도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눈치다. 아니 특목고 계획이 논의 될 때부터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특목고와 자사고가 지역의 경제적·사회적 여건을 좋게 할 것이라는 기대는 동호공고 이전에서 문제가 됐던 마포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8월 서울시 교육청이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아현정보산업학교와 동호정보공업고를 통폐합해 방송특성화고교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하자, 주민들이 결사반대하고 나선 것. 주민들은 실업계나 다름없는 방송특성화고 보다는 자립형사립고나 특목고를 유치해 낙후된 지역발전에 보탬에 되길 바랐다. 이런 상황을 지켜 본 동호공고 1학년 한 여학생은 “특목고나 외고, 인문계가 있듯이 실업계도 당연히 있어야 하는거 아니냐”며 “이럴꺼면 왜 애초에 실업계를 만들어 이런 문제를 만드냐”고 울분을 터트렸다. 기성세대들의 이기심으로 자신이 원하는 학교마저 마음대로 다니지 못하고 쫓겨나는 학생들의 현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 실업계의 현주소다.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안양시 만안구 석수2동 연현마을 주민 1천여 명은 올해 2월 광명시 납골당 건설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광명시가 안양-광명시 경계의 광명시 일직동 산 1번지 성채산 일대 2만6천600㎡에 납골당 건립 공사를 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 안양시 주민들은 개발이익은 광명시가 얻고 피해는 오롯이 안양시가 받는다며 격분하고 있다. 이에 연현마을 주민들은 '화장터'와 같은 장사시설 건립으로 자녀들의 학습권과 생존권이 침해받는다고 주장하며,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 싸움은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안양시 주민들은 공사장을 점거하고 광명시장에게 화장장 설립계획을 철회하겠단 각서를 쓸 것을 요구하는 등 두 지역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처럼 자기 지역에 기피시설이 설치되는 것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모습은 부천시 화장장을 둘러싼 부천시와 구로구의 갈등에서도 나타난다. 화장장 건립 예정지인 춘의동은 구로구에서 불과 200여m 거리에 있다. 낮은 산 하나만 넘으면 반경 500m안에 1418세대 총 8천6백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게다가 구로구 온수동 일대는 수십 년 동안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다가 곧 해제, 이제부터 개발될 예정이다. 지역이미지 훼손이란 이유로 기피시설 설립을 꺼려하는 모습에서 동호공고 이전을 거부했던 용산, 강서, 마포구 주민들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실업계 특성화고교는 결사반대, 특목고·자사고는 적극환영? 반면 같은 교육기관이지만, 특목고·자사고 설립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동호공고 이전을 반대하는 모습과 참 대조적이다. 서울시 구로구는 올해 ‘교육혁신 4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과학고와 자립형사립고 등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강남지역 학교에 비해 명문대 진학률 등 학력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특목고 유치로 지역의 교육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서다. 이런 계획에 따라 2008년부터 구로구 궁동에는 ‘세종과학고등학교’가 개교한다. 이 지역 주민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강남으로 이사 가는 일도 줄고, 부동산 값도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눈치다. 아니 특목고 계획이 논의 될 때부터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특목고와 자사고가 지역의 경제적·사회적 여건을 좋게 할 것이라는 기대는 동호공고 이전에서 문제가 됐던 마포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8월 서울시 교육청이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아현정보산업학교와 동호정보공업고를 통폐합해 방송특성화고교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하자, 주민들이 결사반대하고 나선 것. 주민들은 실업계나 다름없는 방송특성화고 보다는 자립형사립고나 특목고를 유치해 낙후된 지역발전에 보탬에 되길 바랐다. 이런 상황을 지켜 본 동호공고 1학년 한 여학생은 “특목고나 외고, 인문계가 있듯이 실업계도 당연히 있어야 하는거 아니냐”며 “이럴꺼면 왜 애초에 실업계를 만들어 이런 문제를 만드냐”고 울분을 터트렸다. 기성세대들의 이기심으로 자신이 원하는 학교마저 마음대로 다니지 못하고 쫓겨나는 학생들의 현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 실업계의 현주소다.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