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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인생이 안풀리나요? 작전 짜드릴게요

등록 2006-12-24 19:02수정 2006-12-24 21:34

직업인에게 듣는 나의 전공 /

라이프 코치 김주구씨

불확실성의 시대다. 직장인들은 언제 잘릴지 몰라 걱정하고, 대학생들은 취업을 못해 전전긍긍한다. 청소년들은 공부 스트레스에 쩔쩔맨다. 궁여지책으로 점집이라도 찾아보지만 답이 나올 리 없다. 이럴 때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앞으로 할 일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다면?

김구주(40)씨는 이렇게 걱정에 빠진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한다. 생활을 하다가 실의에 빠지거나 이런저런 일에 맞닥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솟게 만들어 준다. 이름하여 ‘라이프 코치’다.

김씨의 고객은 제한이 없다. 현재에 힘들어 하거나 앞날이 불안한 사람이면 누구나 상대한다. 얼마전에는 “여기가 마지막이다. 당신도 해결 못 해 주면 자살하겠다”며 한 주부가 찾아오기도 했다. 개인 뿐만 아니라 단체, 기업 등도 상대한다.

일단 고객이 찾아오면 그는 얘기를 듣는다. 그리고 질문을 던져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도록 이끈다. 그 다음에는 고객이 생각하는 장애물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간다. 예컨대 재수생이라면, 그가 원하는 목표가 무엇이고, 현재의 공부를 방해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함께 생각한다. 이어서 ‘내적 리더십’을 키우는 일을 진행한다. 내적 리더십은 자신이 상황을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인데, 이를 통해 가족, 친구,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김씨는 “관계 맺기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내적 리더십이 아주 중요하다”고 했다.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할 일들의 우선 순위를 구체적으로 만들어 보도록 이끌어 간다. 자동차 딜러라면 고객에게 어떻게 상대하고 하루 일정을 어떻게 잡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를 깨닫도록 하고, 치킨집을 하는 자영업자라면 손님을 끌어올 수 있는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보도록 한다.


보통 1주일에 한 번 고객과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식으로 코칭이 진행되는데, 짧게는 한달에서 길게는 6개월~1년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기업들을 상대로 할 때는 4명씩 한 모둠으로 나눠서 모둠별로 12차례에 걸쳐 코칭 작업이 이뤄진다.

대학에서 영문학, 대학원에서 리더십교육을 전공한 김씨는 보험설계사, 리더십교육센터 강사 등을 거쳐 4년 전부터 라이프 코치로 일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중인 라이프 코치는 200~300명인데, 김씨처럼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은 드물고 대부분 회사에 소속돼 있다.

라이프 코치가 되려면 양성과정에서 1년 정도 연수를 받으면 된다. 한국리더십센터, 아시아코치센터 등에서 라이프 코치 양성과정을 개설해 놓고 있다. 대학교 사회교육대학원이나 평생교육원 등에도 개설돼 있다. 미국에는 하버드대에 코칭학과가 있을 정도로 라이프 코치 과정이 일반화돼 있다.

특별한 적성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고 다른 이들을 돕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면 적당하다. 다방면의 독서와 여러 경험을 통해 세상을 한 눈에 꿰뚫어 보는 눈이 있으면 더욱 좋다. 김씨는 “남의 행복을 나의 행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사진 김봉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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