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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서태지·윤도현 음악을 영상으로 그려냈죠

등록 2006-11-26 19:04수정 2006-11-26 21:27

뮤직비디오 감독 황범선씨
뮤직비디오 감독 황범선씨
직업인에게 듣는 나의 전공 /
뮤직비디오 감독 황범선씨

황범선(33·사진) 감독의 뮤직비디오 데뷔작은 2004년 발표된 서태지 7집 음반 <로보트>다. 누구보다 자기 세계가 확고하고 고집있는 뮤지션과 첫 작품을, 그것도 5천여명의 관객을 동원해 라이브 공연 실황을 연출하는 것은 상당히 고된 작업이었다. 그러나 이 일을 계기로 황 감독은 뮤직비디오의 ‘맛’을 제대로 알게 됐고, 이후 자우림이나 윤도현 같은 굵직한 록 뮤지션들과 작업하며 뮤직비디오계에 비중있는 인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황 감독은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뒤 2004년 광고 전문 프로덕션인 매스메스에이지에 입사했다. 매스메스에이지는 배우 임은경이 등장하는 독특한 콘셉트의 휴대전화 광고로 유명한 박명천 감독이 세운 회사다. 박명천 감독은 박지윤의 <성인식> 등 뮤직비디오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는데, 광고와 뮤직비디오를 넘나들며 작업하는 회사 분위기 덕택에 황범선 감독은 조연출 시절부터 양쪽 일을 두루 섭렵하며 기초를 쌓을 수 있었다.

“광고나 뮤직비디오 모두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작업이니까 공통점이 있죠. 그러나 뮤직비디오는 4~5분 정도로 30초 분량의 광고보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고, 감독의 스타일이나 연출력을 좀더 발휘할 수 있어 매력적이에요.”

뮤직비디오 한 편을 제작하는데 주어지는 시간은 15일에서 한 달 정도.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의뢰받은 곡을 수백 번씩 반복해 들으면서 작품을 구상하고 촬영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는 기간이 1~2주, 실제 촬영은 2~3일 안에 끝내야 한다. 머릿속에 그려두었던 장면을 실재하는 영상으로 구현하는 것은 비할 데 없이 창의적이며 짜릿한 작업이지만, 나중에 각 장면들을 이어붙였을 때 어떤 느낌일지 떠올리며 최선의 판단을 하는 일은 결코 만만치가 않다. 이후 촬영한 장면들을 모아 편집하고 다듬는 기간이 1주 정도 걸린다.

황 감독은 이 분야에 진출하려는 후배들이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에 끌려 도전했다가 쉽게 포기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유명한 연예인들과 작업을 하면서 예술가 대접받는 직업이겠거니 생각했다가 얼마 안 가 그만두는 친구들이 많아요. 조연출 시절 첫 1년은 집에 못 들어갈 정도로 고된 시간을 보냈거든요. 창의적인 일을 하려고 왔는데 웬 육체노동이 이렇게 심하냐고 불평하던 친구들은 지금 업계를 다 떠났어요. 결국 이 일을 얼마나 좋아하고 하고 싶은가,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죠.”

황 감독은 주로 록음악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왔고, 화려하지 않는 색감으로 도회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표현해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이문세 <청춘예찬>, 윤도현 <사랑했나봐>로 국내 뮤직비디오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촬영상을 수상했고, 올해는 윤도현의 <오늘은>이 작품상 후보에 올라있다.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뮤직비디오 감독이 되려면

순수 미술보다는 디자인을 전공한 이들이 많다. 미술 전공자는 아니지만, 영상·영화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관련 강좌를 수강한 뒤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도전하는 경우도 있다. 전공보다는 ‘영상문법’을 잘 이해하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국내에서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프로덕션은 200여곳에 이른다. 일단 입사하면 실무를 익히고 촬영을 준비하느라 자기 실력을 연마하고 평가할 시간이 많지 않으므로, 학창 시절부터 혼자 이런저런 영상물을 부지런히 만들어보라는 게 황범선 감독의 충고다. 특정 감독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 알음알음으로 작업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무개 감독은 이런 표현에 강점이 있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자기 색깔이 확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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