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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방송사 ‘울타리’ 벗어나 ‘내 작품’ 자유롭게

등록 2006-12-10 20:44수정 2006-12-10 20:48

프리랜서 피디 박봉남씨
프리랜서 피디 박봉남씨
직업인에게 듣는 나의 전공 / 프리랜서 피디 박봉남씨

피디라고 하면 흔히 지상파 방송사 피디를 떠올린다. 그러나 피디가 되는 길이 꼭 공채 시험에 합격해 지상파 방송사에 입사하는 것만 있지는 않다. 박봉남(41)씨처럼 혼자 자유롭게 활동하며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사에 돈을 받고 파는 프리랜서 피디들도 많다. 박씨는 다큐멘터리 전문 프리랜서 피디다.

프리랜서 피디들은 거의 대부분 독립제작사 피디 출신이다. 독립제작사에서 일정한 경력을 쌓은 뒤에 ‘솔로’를 선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박씨도 1994년부터 2000년까지 한 독립제작사에서 피디로 일하다 독립했다. 박씨는 “피디 가운데 60% 정도가 방송사 소속이고, 나머지 40%는 나와 같은 프리랜서 피디나 독립제작사 소속 피디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단법인 독립제작사협회에 등록된 방송 프로그램 제작사는 200여곳에 이른다.

방송사 피디와 견줘 프리랜서 피디가 좋은 점은 뭘까? 박씨는 “무엇보다 자유롭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윗사람 눈치 볼 일 없이 자기가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에 전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고, 자기가 원하는 분야가 있을 경우 전문성을 충분히 쌓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울타리’ 밖에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도 많다. 우선 능력을 인정받기 전까지는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지 않는다. 체계적인 훈련이나 장비 지원 면에서도 방송사에 견줘 여건이 불리하다. 박씨는 “한 5년 정도는 일에 미쳐서 고생을 감내할 생각을 해야 한다”며 “그러나 힘든 시기를 견뎌내고 경쟁력이 쌓이면 방송사 피디보다 훨씬 더 자유롭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정적인 월급을 받는 방송사 피디와는 달리, 프리랜서 피디는 수입이 천차만별이다. 어디에 어떤 작품을 만들어 파느냐에 따라 수입이 달라진다. 통상 총 제작비의 10% 정도가 프리랜서 피디에게 돌아가는 연출료다. 박씨는 주로 한국방송(KBS)과 계약을 맺고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왔다. 올 들어 한국방송에서 방영된 그의 작품에는 설날 특집 고화질(HD) 다큐멘터리 <감나무, 자서전을 쓰다>, 식목일에 방영된 수요기획 <숲으로 가는 길>, 현충일 특집 다큐멘터리 <전선에서 온 편지> 등이 있다. 박씨는 수입이 어느 정도 되느냐는 질문에 “큰 돈은 못 벌지만 먹고는 산다”고 답했다.

“‘대작’이 나오려면 자기 멋대로 해보라고 피디를 풀어놔야 합니다. 프리랜서 피디는 내 멋대로 할 수 직업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에서 더 전문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분쟁지역 취재 전문 프리랜서 피디 강경란(45)씨와 같은 진정한 전문가가 되는 것이 그의 꿈이다.

글·사진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프리랜서 피디 되려면

딱히 특정한 전공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자격증도 따로 없다. 다만, 작품을 만들 때마다 새로운 작가, 카메라멘 등과 팀을 이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리더십과 친화력이 필요하다. 양성과정으로는 독립제작사협회(kipa21.com)가 운영하는 10개월 과정의 방송영상 디렉터스쿨이 있다. 한국방송, 문화방송, 에스비에스 등 지상파 방송 3사 부설 방송아카데미에도 6개월 과정의 피디 양성 프로그램이 개설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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