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서울시장 후보가 12일 `정수기 CF' 때문에 또 다시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의 CF는 오 후보가 요가를 마친 뒤 정수기의 물과 얼음을 시원하게 마시는 내용으로, 2004년부터 8월부터 지난달 초까지 방영됐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오 후보가 서울시장 당내경선 출마선언 직전 TV 광고에 출연한 것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며 오 후보를 중앙선관위와 중앙지검에 고발키로 결정했다.

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캠페인본부장인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문제의 CF는 `선거일 90일 전부터 본인이 등장하는 사진.동영상 광고를 할 수 없다'는 선거법 제93조에 정면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의원은 특히 "TV 광고는 투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이 문제를 그대로 허용할 경우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한 선거법의 취지가 완전히 무너진다"며 "법적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TV 광고를 이용한 사전 선거운동 제한에 관한 정확한 법적해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리당 노현송(盧顯松) 의원은 "중앙선관위를 방문해 확인한 결과, 선관위 사무총장으로부터 한나라당에 오 후보와 관련한 유권해석을 해 준 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 후보 캠프의 나경원(羅卿瑗)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 후보는 지난해 11월 인터뷰 등을 통해 불출마 입장을 공식화했기 때문에 시장을 출마할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도 광고 재계약을 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여당의 주장은 결혼을 고민했다고 해서 혼인신고 했다고 우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나 대변인은 "오 후보가 시장에 출마할 생각이 있었다면 2월말∼3월초 진행된 공천에 신청했었을 것"이라며 "오 후보는 불출마 쪽으로 생각하다가 4월에 소장파 의원들의 권유를 받고 비로소 출마 결심을 굳힌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 CF의 선거법 위반 논란은 지난달 9일 오 후보가 당내 경선에 출마했을 때 경쟁 후보들이 문제를 제기, 한차례 도마 위에 올랐었다.

노효동 송수경 기자 rhd@yna.co.kr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