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서울시장 후보 캠프가 선대위 건물 외벽에 내걸 걸개그림의 설치문제를 놓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달 초 시청 인근 금세기빌딩으로 이전한 오 후보 캠프는 당초 오 후보의 사진과 기호 2번, 핵심 슬로건 등을 담은 걸개그림을 건물 외벽 윗부분에 걸어 홍보효과를 낼 계획이다.
이 걸개그림은 총 13짜리 건물의 9∼13층 정도를 완전히 덮을 수 있는 정도의 초대형 규모다.
현행 선거법은 예비후보 사무실 건물에 현판, 간판, 현수막 등을 부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선거법상으로는 문제될 게 없는 상태.
그러나 같은 건물 7∼13층을 쓰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는 걸개그림을 내걸면 사무실이 가려져 업무에 지장을 받는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나섰다.
후보측은 국가인권위와의 조율작업이 지연되면서 걸개그림 발주를 일단 중단한 상태다.
오 후보측은 가급적 국가인권위의 협조를 얻도록 노력하겠지만 설득에 실패할 경우 걸개그림 설치를 강행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캠프 관계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라 당혹스럽다"며 "인권문제를 다루는 국가인권위가 야당 후보의 선거권을 보호하지 않는 것도 문제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 관계자는 "창문도 제대로 열수 없게 되는 등 업무에 지장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며 "반대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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