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양,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8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창건(건군절) 75돌 경축 열병식에 참석했다고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이며 당중앙위 조직 비서인 조용원 동지와 당중앙위 비서들인 리일환·김재룡·전현철 동지가 존경하는 자제분을 모시고 귀빈석에 자리잡았다”고 전했다. 김정은 총비서의 연설은 없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지난 8일 밤 열린 북한 조선인민군 창건(건군절) 75돌 경축 열병식에서 무기 체계 외에도 관심을 모은 것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양이었다.
<노동신문>은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김 총비서가 딸 김양,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고 9일 보도했다. 김양은 검은색 모자와 코트 차림으로 김 총비서의 손을 잡고 참석해, 귀빈석(주석단)에 앉아 밝은 표정으로 열병식을 관람했다.
노동신문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리설주 여사와 함께 광장에 도착하셨다”며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이며 당중앙위 조직 비서인 조용원 동지와 당중앙위 비서들인 리일환·김재룡·전현철 동지가 존경하는 자제분을 모시고 귀빈석에 자리 잡았다”고 보도했다.
김양이 김 총비서와 동행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지난해 11월18일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현장을 시작으로 아이시비엠 공로자 기념사진 촬영(11월27일 보도), 탄도미사일 무기고 시찰(올해 1월1일 보도), 건군절 기념 군 장성 숙소 방문(2월7일)에 이어 이번 열병식까지 다섯차례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양,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8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창건(건군절) 75돌 경축 열병식에 참석했다고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의 그림자’로 불리는 조용원 등 노동당 핵심 인사들이 “존경하는” 김양을 “모시고” 귀빈석에 앉았다는 표현은, 김양이 당 핵심 인사들보다 ‘위상’이 높다는 분위기를 풍긴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매우 정치적이다. 김양이 김 총비서의 후계자일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 가족에 대한 군의 절대적 충성을 요구·과시하는 이미지 연출로 본다. 후계 구도를 판단하기에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월5일 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양이) 후계자가 된다는 판단은 (아직)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던 데서 다소 달라진 언급이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양,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8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창건(건군절) 75돌 경축 열병식에 참석했다고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이어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이며 당중앙위 조직 비서인 조용원 동지와 당중앙위 비서들인 리일환·김재룡·전현철 동지가 존경하는 자제분을 모시고 귀빈석에 자리잡았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하지만 북한 권력 구조에 밝은 전직 관리들은 김주애를 후계자라고 판단하기엔 관련 정황이 많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노동당 연구의 권위자인 전직 통일부 장관은 “후계자 여부를 논하려면 최소한 김주애가 노동당의 책임 있는 직책을 맡아 당 공식 회의나 김 총비서의 중요 정책 현장 현지지도 등에 동행한 사실 확인이 전제돼야 한다”며 “현재로선 김주애는 후계 구도보다는 백두혈통과 미래세대의 상징으로 부각되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이 김 총비서와 공개 석상에 등장한 것은 다섯차례 모두 넓은 의미에서 군 관련 행사다.
다른 전직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과 김주애의 나이를 볼 때 후계자 운운은 너무 이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김 총비서가 1984년생이라고 판단한다. 김양은 2013년생으로 추정된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