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포에 유도미사일을 결합한 비호복합. 한화디펜스 제공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영공을 침범한 이후 ‘하늘이 뚫렸다’는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첨단 전투기, 공격헬기 등 항공기 20여대가 5시간 넘게 북한 무인기를 쫓아다녔는데 왜 격추를 못했는지 등 군의 대응능력에 대한 불신도 높다. 윤석열 대통령은 드론 부대를 만들라고 했는데, 북한 무인기 대책이 될까. 북한 무인기에 대한 궁금한 내용을 문답을 정리했다.
-드론과 무인기는 뭐가 다르나.
“무인항공기는 조종사 없이 자율적이거나 또는 원격조종에 의한 통제방식을 통해 비행하는 동력 비행체를 말한다. 이를 무인항공기 체계(UAV: Unmanned Aerial Vehicle System) 또는 드론이라고 한다. 민간 전문가는 물론 군 당국자 중에도 구별없이 섞어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사용하는 현실과 관련 규정을 보면 드론과 무인기는 구분된다. 항공법과 국가기술표준원의 국가표준을 보면, 자체중량 150㎏이하는 무인동력비행장치이고 150㎏ 이상 자율 또는 원격으로 조정되는 항공기가 무인항공기이다. 무인동력비행장치는 무인비행기, 무인헬리콥터, 무인 멀티콥터 등이 있는데, 국내에서 말하는 드론은 무인 멀티콥터를 가리킨다. 이 구분은 국내에서 적용된다.”
-왜 북 무인기를 격추 못했나.
“격추하려면 관측·탐지가 되어야 하는데 북한 무인기가 날개폭 2~3m로 작다. 3m 이하 소형무인기는 레이더 탐지·식별과 초병에 의한 육안 관측이 매우 어렵다. 보통 레이더는 비행체의 반사단면적이 2㎡ 크기 이상의 표적에 대해서 탐지 가능한데 소형무인기는 레이더 반사단면적이 0.01~0.08㎡에 불과하다. 국지방공레이더가 아니면 소형 무인기를 탐지할 수 없다. 북한 무인기는 민가가 없는 전방지역에서 격추해야 하는데, 대공초소 초병의 육안 식별이 어려운 고도 3km로 비행해 전방지역의 방공망을 통과했다. 경부 북부, 서울에 들어온 북한 무인기를 전투기, 공격헬기 조종사가 접근해 육안으로 확인해 기관포, 로켓으로 공격할 경우 민가, 도심에 총탄, 파편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격이 어려웠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최근 육군이 자주대공포 ‘비호복합’ 홍보영상으로 드론 잡을 수 있다고 장담했는데 왜 이번엔 못했나.
“군 당국의 홍보와 달리 비호복합이 북한 무인기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 비호복합은 30㎜ 자주대공포 '비호'에 지대공미사일 '신궁'을 최대 4발 결합한 무기체계로, 저고도로 침투하는 북한 항공기 격추 임무를 맡고 있다. 비호복합은 이론상 17㎞ 탐지거리 레이더가 있으나, 소형 무인기에 대한 탐지 능력은 부족하다. 비호에 탑재된 탐지레이더는 추적 기능이 없기 때문에 표적이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거리까지 접근하기 전까지는 교전이 어렵다. 수량이 한정된 비호복합은 북한 전투기 침투 예상 지역 중심으로 전방지역에 배치되어 있는데,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들은 비호복합 배치 지역이 아닌 곳으로 남하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창설을 서두르겠다는 드론부대는 뭘 하겠단 건가.
“드론으로 북한 무인기 침투를 제한적으로 막을 수는 있지만, ‘이에는 이’ 방식이다. 북한 무인기의 대남 정찰·공격에 맞서 한국도 북한 지역을 무인기로 정찰·공격하겠다는 것이다. ‘공격이 최고의 방어’란 발상이다. 전문가들은 무인기 대책으로 레이더탐지능력을 확충하고 주요시설 위주로 방어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