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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무인기 포착 탐지자산 2018년 배치…윤 대통령은 ‘전 정부 탓’

등록 2022-12-27 17:57수정 2022-12-27 21:06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 무인기의 지난 26일 영공 침범에 대해 “수년간 군의 대비태세가 부족했음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전임 문재인 정부의 대북·국방 태세를 탓했다.

윤 대통령은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은) 더 강도 높은 대비태세와 훈련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을 여실히 확인해준 사건”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지난 2017년부터 유에이브이(UAV·무인비행기) 드론에 대한 대응 노력과 훈련, 전력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고 훈련이 아주 전무했다고 하는 것을 보면, 북한의 선의와 군사합의에만 의존한 대북정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우리 국민들께서 잘 보셨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북한 무인기 침범의 한 원인으로 지목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드론부대 창설을 앞당기고, 국회 심사 과정에서 50% 삭감된 내년도 무인기 대응 예산을 확충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이번 북한 무인기를 포착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배치된 국지방공레이더 등의 탐지 자산을 이용한 것을 보면, 전 정부만 탓하기엔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봄(경기도 파주, 인천 백령도, 강원도 삼척)과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6월(강원도 인제)에는 추락한 북한 무인기의 잔해가 발견된 뒤에야 무인기 침범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던 것과 비교해, 이번엔 탐지 자산이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에 영공이 뚫렸을 때 큰 의문을 산 점은 군의 대응 작전 능력이었다.

국방부는 또 전파 방해·교란을 통해 무인기를 무력화하는 드론 테러 방어용 탐지레이더 에스에스아르(SSR)를 2019년 전력화했다. 현재 수도권 주요 시설에 배치돼 있다. 방위사업청이 지난달 본격 개발에 착수한 ‘한국형 재머(전파 방해 및 교란) 시스템’ 또한 전 정부 때인 지난해 12월 군당국이 긴급소요를 결정한 뒤 지난 3월부터 선행연구에 들어간 사안이다. 방사청은 2026년 1월까지 예산 244억원을 들여 군사분계선 전방 부대에 해당 시스템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 발언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안보 참사마저 전 정부 타령을 하며 국군 통수권자로서 자격을 의심케 한다. 책임 회피도 정도껏 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지난 26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지 않았다는 점도 비판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전쟁 중에는 토론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작전 수행 전에 대응 태세를 논의하는 것인데, 어제는 이미 작전 진행 중이어서 보통 엔에스시 개최 요건과는 좀 다른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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