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참석, 연평도 인근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와 청와대가 24일 서해 실종 공무원의 피격 사건에 대해 잇따라 브리핑을 했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의문이 남는다.
위치 특정부터 피격까지 ‘6시간’…군은 뭘 했나
군은 21일 오전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원 ㄱ씨의 실종 사실을 인지한 지 약 28시간 만인 22일 오후 3시30분께 ㄱ씨가 북한 해상에 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그러나 ㄱ씨가 피살된 밤 9시40분까지 6시간 동안 대북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사건이) 북한 측 해역에서 발생했고, 처음에 위치를 몰랐다”며 “북한이 설마 그런 만행을 저지를 줄 몰랐다”고 말했다. 또 “우리 쪽 첩보 자산이 드러날까 봐 염려된 측면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군이 첩보를 실시간으로 포착했다고 해도 확인되지 않은 단계에서 북쪽에 연락을 취할 수 없으며, 군 첩보 입수 경위가 들통날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남북 연락소를 통한 연락이 끊기고 군 통신선도 먹통인 상황에서 마땅히 연락할 수단이 없었다는 점도 꼽았다. 여러 첩보의 종합적인 분석을 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ㄱ씨의 신원이 특정된 상황에서 북쪽과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군 대응이 적절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특전사를 파견해서라도 구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그 경우 전면전으로 비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23일 아침 8시30분 피격 사실을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고 북한에도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군 당국이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채널을 통해 사실관계 확인 통지문을 발송한 것은 이날 오후 4시35분이었다. 군 관계자는 북쪽에 통지문을 보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에 대해 “문구를 만들고 관계 기관끼리 소통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남북 통신선이 차단이 되어 있는 상태여서 미국 쪽을 통해 유엔사의 협조를 구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ㄱ씨가 북한군에 의해 피격된 뒤 주검이 불태워졌다는 사실이 일부 언론에 공개된 건 23일 밤 10시50분께다. 이날 낮 1시께 국방부는 ㄱ씨 실종사건과 관련해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적시하며 “아직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군 첩보에 의하면 9월22일 오후 실종자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이 포착돼 정밀분석 중에 있다”고 했다. ㄱ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에 경위 설명을 요구하는 기자들의 요구가 빗발쳤으나 군은 ‘ㄱ씨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겠다’고 대응했다. 이미 군이 ㄱ씨의 주검이 소각됐다는 정황을 포착한 지 반나절이 지난 상황이었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정보의 신뢰성을 높여야 했다고 군은 해명하고 있지만 ‘생사 확인도 불가능하다’고 밝힌 이유는 설명되지 않는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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