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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환경 부메랑’ 인간 제 발등 찍었다

등록 2007-12-24 19:27수정 2007-12-24 20:59

지구의 온도
지구의 온도
2007 지구촌 ⑦ 지구온난화 국제 대처
엘 고어 노벨평화상 수상…발리 기후협약 이목 집중

지난해 개봉한 영화 <불편한 진실>에선,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아 없어지자, 헤엄치던 북극곰이 쉴 곳이 없어 결국 빠져죽고 만다는 내용이 나온다. 과장된 것 같은 영화 속 위기감은 곧 현실이 됐다. 지난주 미국 과학자들은 베링해의 유빙을 쉼터로 삼던 바다코끼리 몇천마리가 올 여름에 집단 압사당했다고 밝혔다. 비좁아진 얼음 위에 빼곡히 모여있던 바다코끼리들이 서로를 짓밟다가 내장이 터져 죽은 것이다.

앨 고어(59) 전 미국 부통령이 출연한 <불편한 진실>은 지난 2월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2000년 대선에서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에 안타깝게 패한 정치인으로 잊혀지던 고어는 세계적 환경운동가로 거듭 났다. 평론가들은 “올해 아카데미의 색깔은 (환경운동을 상징하는) 녹색이었고, 주인공은 앨 고어였다”며 찬사를 늘어놨다.

아카데미만이 환경문제에 주목한 것은 아니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고어와 유엔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IPCC)였다.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고 알렸으며, 이런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을 마련하는 기초를 닦았다”는 이유였다. 세계 평화 기여도를 결정지을 만큼,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가 국제사회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된 것이다.

2007년은 환경문제 국면 전환에서 분수령이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이달 열린 제13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10년 사이에 가장 중요한 환경회의로 평가되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환경오염대국’ 미국과 중국은 “알아서 하겠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부담이 크다’고 불평하는 선진국과 ‘경제적으로 처한 환경이 다르다’고 호소하는 개발도상국의 동상이몽이 맞서, 협상을 비관하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추상적이긴 하지만, “모든 나라가 저마다의 실정에 맞게 온실가스 감축 조처에 나서야 한다”는 선에서 결국 합의가 이뤄졌다. ‘발리 로드맵’은 선진국·개도국 모두가 기후재앙에 대처해야 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2012년 기간이 만료되는 교토의정서가 다소 ‘봐줬던’ 개도국도 환경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구온난화 대응체제를 위한 일정표에 따라 국제사회는 보조를 맞춰야 할 전망이다.

환경문제 대책이 식량가격 폭등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대체에너지로 개발된 바이오연료가 확산되자, 식용작물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 바이오연료 생산에 가장 적극적인 브라질은, 곡물재배를 위한 개간으로 아마존의 열대림·습지를 파괴해 오히려 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의 정부와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내세우며, 환경과의 공존을 통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은 지구가 제 모습을 찾기까지 이런 움직임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2007년에도 기상이변은 확산됐고, 해수면 상승으로 뭍이 줄었다. 열대 질병이 유럽 등 중위도 지역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인간이 저지른 환경 파괴에, 자연은 곱지 않은 손짓을 계속 보내고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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