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성장률
2007 지구촌 ⑥ 미국 위협하는 중국
지난 10월 중국 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17전대)를 앞두고 <중앙텔레비전>(CCTV)은 저녁 황금시간대에 <부흥의 길>이라는 대형 다큐멘터리를 내보냈다. 아편전쟁이 시작한 1840년 이후 중국을 조망한 이 프로그램은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 등 세계를 지배했던 대국의 흥망을 분석한 기록물 <대국굴기>의 종결판이었다. 중국이 이들의 뒤를 이어 대국의 반열에 오를 것임을 암시하는 논리적 구조를 읽을 수 있다.
<부흥의 길>에선 중국이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색했던 이념과 사상, 그리고 주도했던 인물들의 파란만장한 삶이 장엄하게 펼쳐진다. 쑨원의 반봉건혁명, 마오쩌둥의 신중국 수립,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장쩌민의 시장경제 발전 등 오늘날 중국을 규정하는 사건들이 생생하게 화면을 채운다. 이 프로그램을 만든 런쉐안의 말을 빌리면, “부흥의 길은 중국의 미래가 무엇인지를 묻는” 거대한 의문부호다.
‘부흥’ 내건 민족적 자신감 창어1호 발사로 절정
아프리카 지원·인도와 협력 강화로 영향력 확대 부흥은 중국이 이미 이룬 ‘성공’과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야망’을 압축한 단어다. 후진타오 주석은 17차 전대에 올리는 정치보고에서 11차례나 중화민족의 부흥을 외쳤다. 중국이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자신감과 이를 실현한 민족적 자긍심이 묻어나는 웅변이었다. 중국의 이런 자신감은 10월24일 ‘창어 1호’가 달을 향한 ‘중화민족 1000년의 꿈’을 안고 발사되면서 절정에 오른다. 중국의 힘은 이제 미국을 위협할 만큼 강력하다. 한 조사를 보면,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국민들의 다수는 2020년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국이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탈냉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재편됐던 국제사회의 역학 구도가 다시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와 이란, 수단, 미얀마, 북한 문제 등 지구촌의 주요 현안이나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지점에선 중국의 ‘해법’을 묻는 외교적 과정이 필수코스로 굳었다. 중국은 가장 ‘변방’인 아프리카에서부터 미국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있다. 에너지·자원과 영향력 확보라는 전략적 차원에서 아프리카에 정치·경제적 지원을 쏟아부은 결과다. 중국은 아시아의 기존 질서에도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은 최근 윈난성에서 사상 처음으로 인도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한때 국경 획정을 놓고 전쟁까지 치렀던 아시아의 두 대국이 전략적 협력을 모색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중국은 또 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세계 최대의 시장을 창출하려 한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대중국 포위망에 갇히지 않으려는 장기적 포석이다.
힘을 앞세운 ‘일방주의’로 치달아 스스로 패권을 허물고 있는 미국의 사례는 중국에 훌륭한 학습효과를 낳고 있다. 중국의 정치·경제적 부상은 ‘소프트 파워’로 뒷받침되고 있다. 중국이 2003년부터 한자와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설립하는 ‘공자학원’은 현재 64개국, 210곳으로 늘어났다. 2010년까지 500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치·경제는 물론 문화적으로도 미국에 버금가는 ‘또다른 대국’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부상에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특히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중국이 국익을 내세워 반인도적 정권이나 범죄에 눈을 감을 뿐아니라 적극적으로 뒷배 구실까지 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나 다름없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아프리카 지원·인도와 협력 강화로 영향력 확대 부흥은 중국이 이미 이룬 ‘성공’과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야망’을 압축한 단어다. 후진타오 주석은 17차 전대에 올리는 정치보고에서 11차례나 중화민족의 부흥을 외쳤다. 중국이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자신감과 이를 실현한 민족적 자긍심이 묻어나는 웅변이었다. 중국의 이런 자신감은 10월24일 ‘창어 1호’가 달을 향한 ‘중화민족 1000년의 꿈’을 안고 발사되면서 절정에 오른다. 중국의 힘은 이제 미국을 위협할 만큼 강력하다. 한 조사를 보면,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국민들의 다수는 2020년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국이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탈냉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재편됐던 국제사회의 역학 구도가 다시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와 이란, 수단, 미얀마, 북한 문제 등 지구촌의 주요 현안이나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지점에선 중국의 ‘해법’을 묻는 외교적 과정이 필수코스로 굳었다. 중국은 가장 ‘변방’인 아프리카에서부터 미국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있다. 에너지·자원과 영향력 확보라는 전략적 차원에서 아프리카에 정치·경제적 지원을 쏟아부은 결과다. 중국은 아시아의 기존 질서에도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은 최근 윈난성에서 사상 처음으로 인도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한때 국경 획정을 놓고 전쟁까지 치렀던 아시아의 두 대국이 전략적 협력을 모색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중국은 또 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세계 최대의 시장을 창출하려 한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대중국 포위망에 갇히지 않으려는 장기적 포석이다.
힘을 앞세운 ‘일방주의’로 치달아 스스로 패권을 허물고 있는 미국의 사례는 중국에 훌륭한 학습효과를 낳고 있다. 중국의 정치·경제적 부상은 ‘소프트 파워’로 뒷받침되고 있다. 중국이 2003년부터 한자와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설립하는 ‘공자학원’은 현재 64개국, 210곳으로 늘어났다. 2010년까지 500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치·경제는 물론 문화적으로도 미국에 버금가는 ‘또다른 대국’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부상에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특히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중국이 국익을 내세워 반인도적 정권이나 범죄에 눈을 감을 뿐아니라 적극적으로 뒷배 구실까지 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나 다름없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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