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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아이칸, KT&G 주식공개매수 “주가 띄우기? 기업사냥?”

등록 2006-02-24 18:57수정 2006-02-2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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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6만원 제시…프리미엄 낮아 투자자들 ‘관망’
신고서 제출안해 유동적…케이티앤지 대응 주목

아이칸 ‘케이티앤지 공개매수’

아이칸 쪽이 케이티앤지 주식 공개매수 의사를 밝히면서 케이티앤지 경영권 분쟁이 또 다른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사외이사 선임·인삼공사 상장·부동산 매각 요구 등 지금까지의 경영권 압박 수준을 뛰어넘어, 주식 공개매수는 적대적 인수 합병에 나서겠다는 의사표시이기 때문이다. 반면 아이칸이 공개매수를 공시하지 않아 단순한 주가 높이기 전략이라는 의견도 있다. 과연 아이칸의 공개 매수가 성공할지, 속셈은 무엇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회사 인수 제안 밝혀=아이칸 쪽은 24일 케이티앤지 주식을 주당 6만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케이티앤지에 제안했다. 아이칸의 스틸파트너스 대표 워렌 리크텐스타인은 곽영균 대표이사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곽 사장 쪽이 주주제안서의 내용을 일체 수렴하지 않아 회사 인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아이칸이 케이티앤지 주식을 공개매수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이 절차를 이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내용이다. 공개매수란 기업의 경영권 획득을 목적으로 주식의 매입기간과 가격, 수량 등을 공고한 뒤 이 조건으로 장외에서 불특정 다수로부터 주식을 사들이는 적대적 인수합병 방식이다. 공개매수 가격 6만원은 23일 종가 5만1200원보다 17.1% 높은 수준이다. 아이칸 쪽은 이를 위해 자기 자금 2조원(약 20억 달러)과 차입한 추가자금을 확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현재 케이티앤지 시가총액은 8조3170억원으로 2조원만 사용해도 주당 6만원에 모두 3333만여주(20.5%)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아이칸의 지분은 기존의 6.59%를 합해 27%로 늘어난다. 국내 주주들의 지분 29.88%와 맞먹는 수준이다. 아이칸은 3월17일로 예정된 케이티앤지 정기주총 개최를 무산시키기 위해 ‘이사선임에 관한 주총결의금지 가처분 신청’도 법원에 냈다.

공개매수 성공할까?=다수 전문가들은 공개매수는 물론, 이를 통한 경영권 인수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인수가액 6만원이 단기 투자자들을 유혹할 수는 있지만 장기 투자자들은 쉽게 응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상 공개매수 가격은 현 주가의 30% 이상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23일 종가대비 17.1%의 프리미엄으로 공개매수가 성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케이티앤지의 주가는 24일 5만7천원으로 전날보다 11.33%나 급등해 공개매수 유인이 더욱 줄어들었다. 아이칸 쪽 제안이 과연 공개매수인지도 확실치 않다. 금융감독원은 “인수 제안이 일반적 공개 매수의 형식을 갖추지 않았다”고 유보적 해석을 내놨다. 공개 매수를 하기 위해선 2개 이상 일간지에 공고하고 금융감독 당국에 신고서를 내야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제안이 주가를 띄워 단기차익을 노린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애널리스트는 “아이칸이 주식 공개매수를 공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가 부양 뒤 공개매수를 하지 않아도 법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케이티앤지로서는 일단 우호지분 확보와 더 높은 가격의 공개매수밖에 선택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 박동명 애널리스트는 “케이티앤지로서는 아이칸의 적대적 인수합병 의사 표명에 맞서 더 많은 우호지분 확보에 나서거나 더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익 극대화가 목표=공개매수가 성공하지 않더라도 아이칸에게는 별 손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3년 일본에서 아이칸 연대의 스틸파트너스가 두차례 공개매수에 나섰을 때도, 인수합병과 관계없이 시세차익만 챙긴 바 있다. 스틸파트너스는 2003년 말 지분 8.94%를 보유한 일본 유시로화학 주식을 시장가격보다 21% 높은 1150억엔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유시로화학이 고배당을 결정하면서 공개매수가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950엔에서 2590엔으로 급등해 스틸파트너스는 시세차익 322억원을 거뒀다. 비슷한 시기 일본 섬유업체 소토에 대해서도 공개매수를 시도했는데, 상대쪽에서 역공개매수로 맞대응했다가 발을 빼자 경영권을 장악했다. 그뒤 스틸파트너스는 지분을 13.1%에서 5.1%로 줄이며 시세차익 204억여원을 남겼다. 아이칸은 지난해 타임워너 주식 10%의 공개매수를 추진했으나 계획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바 있다. 이의섭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공개 매수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결국은 주가를 높여 이익을 실현하겠다는 것이 아이칸의 의도”라고 지적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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