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부터 서울에서 한미 FTA 2차 협상이 열리기로 한 가운데 9일 오후 협상회의장인 장충동 신라호텔 주변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찰이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웬디 커틀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국측 수석대표가 외부노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한미 FTA 2차 본협상 개시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자국 국적기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입국시간, 비행기 편명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또 75명으로 구성된 미국 협상단은 커틀러 대표와 같은 비행기를 타지 않고 2∼3차례로 나눠 개별적으로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관행상 미국은 협상 대표단의 일정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게 미국 대사관측의 설명이지만 한미 FTA 협상에 대해 국내의 만만찮은 비판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사관은 "커틀러 대표의 입국이 노출되더라도 공항에서 일절 인터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우리 외교통상부를 통해 국내언론에 전달했다. 그러나 미국의 이러한 외부노출 `사절' 방침은 결국 한국내 반(反)FTA 정서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종훈 한미 FTA 우리측 수석대표는 최근 "지난 6월 1차 본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우리측에 `한국이 지나치게 많은 내용을 외부에 알리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고 전했다. `FTA 협상 내용을 지나치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국내 비판여론에 직면한 통상교섭본부로서는 미국의 불만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통상교섭본부는 `일일브리핑'을 했던 지난 1차 본협상 때와는 달리 이번 2차 본협상에서는 브리핑 일정도 단 두차례로 제한했다. `적진'으로 날아와 2차 본협상을 벌이게 된 커틀러 대표도 협상 첫날인 10일 낮 국내 언론과 간담회를 갖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이 역시 `장소 협소'를 이유로 참석 대상을 크게 제한했다. 이강원 기자 gija007@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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