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장소 같은 시간인데…
오는 10~14일 한-미 자유무역협정 2차 본협상이 열리는 서울 신라호텔 주변 5곳에서 협상기간에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범국민대책본부’(범국본)가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으나, 경찰이 7일 금지를 통보했다.그러나 경찰은 같은 시간·장소에 서울일반노조가 낸 집회신고는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돼, 청와대 주변 집회 금지 조처에 이어 경찰이 자유무역협정 협상 반대 집회를 원천봉쇄하려한다는 의구심과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범국본은 애초 지난달 23일 오후 1시께 서울 중부경찰서에 10~14일 신라호텔 주변 집회신고를 내자, 신라호텔 쪽이 이미 같은 시간·장소에 ‘환경정화 및 교통질서 캠페인’을 신고한 상태라며 범국본의 신고를 반려했다. 그러나 중부서는 불과 40분 뒤 서울일반노조가 해당 지역에서 1~22일까지 집회를 열겠다고 한 집회신고는 받아들였다.
이에 범국본은 “같은 장소·시간에 이중 집회는 안된다며 범국본 집회신고를 안받아준 경찰이, 일반노조 신고는 받아준 것은 말이 안된다”며 다시 신라호텔 앞 등 5곳에 집회신고를 냈었다.
그러나 중부서는 범국본의 집회신고에 대해 “신라호텔 쪽 집회와 겹친다”며 7일 끝내 금지를 통보했다. 또 “서울일반노조 집회신고를 받아들인 것은 담당 직원의 착오였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6일 서울일반노조에 “행정상 착오로 집회신고를 받았으니, 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열리는 10~14일에는 집회를 미뤄달라”고 부탁했다가 노조쪽으로부터 거절당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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