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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8일 잠깐독서

등록 2007-08-17 21:58수정 2007-08-17 22:07

<지도박물관>
<지도박물관>
인간과 세계 들여다보는 지도 100점

<지도박물관>

지도와 현실의 차이가 축척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거의 모든 지도는 목적이나 편견을 가지고 있다.” 가령 ‘한 작은 국가가 독일을 위협하고 있다’는 제목의 1930년대 나치 지도는 체코슬로바키아의 폭격기들이 독일을 향해 출격하는 모습을 형상화했지만, 당시 체코슬로바키아 공군에는 그런 비행기가 없었다. 미국과 함께 이라크를 침공한 영국의 신문들은 있지도 않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가 45분 이내에 키프로스의 영국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음을 강조하는 지도를 실었다. 나치의 지도 제작자들에 대한 오마주였을까.

<지도박물관>은 4000년 전 수메르의 토판 지도에서부터 현대의 지하철 노선도와 우주 탐사지도까지 다양한 형태와 용도의 지도 100점을 통해 인간과 세계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위도와 경도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프톨레마이오스의 세계지도, 축척을 무시한 채 도시들을 연결하는 도로와 두드러진 경계표들을 노출시킨 로마의 여행안내도, 콜레라 병원균의 전염 경로를 밝힌 콜레라 지도, 지리학과 통계학을 결합한 인간개발지수 지도는 물론 페루 나스카의 거대한 사막 그림들, 잃어버린 아틀란티스 대륙, <반지의 제왕>의 중간계 그림도 지도의 사례로 제시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유럽 최초의 도시계획도를 그렸고, 앤디 워홀의 소련 미사일 배치 지도는 반전 메시지를 담은 팝아트에 가깝다. 존 클라크 외 지음·김성은 옮김/웅진지식하우스·2만원.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끝나지 않은 제국과 식민의 역사

<제국>

<제국>
<제국>
‘미 제국’은 20세기 후반엔 북한에서나, 또는 극렬 운동권 대학생이나 쓰던 용어였다. ‘제국’의 저자 스티븐 하우가 말한 것처럼 “미국의 대외정책에 가장 격렬하게 반대하는 비판가들만이 그 말을 사용했다”. 하지만 21세기가 고작 몇년 흐른 지금 ‘미국 제국’이라는 개념은 아주 폭넓게 쓰이고 있다. 심지어 미국이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 마저도 이 말을 “호감을 가지고” 쓰고 있다. 전세계 수십개국에 자국 군대를 주둔시키고 경제와 문화의 ‘쌍칼’을 휘두르고 있는 미국을 제국 아닌 다른 말로 표현하기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많은 정치학자들이 20세기 후반을 ‘제국 이후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오랜 제국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21세기 초 미국으로 인해 다시 제국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저자의 주장대로 결국 ‘모든 역사는 제국과 그 식민지의 역사’인가.

이 책은 로마·중국·영국·프랑스 등 다양한 제국들을 이해하는 ‘제국 입문서’다. 각 제국의 흥망성쇠와 식민지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제국·식민주의 등 제국주의와 관련된 용어들에 대한 엄밀한 정의를 시도한다. 그럼으로서 현재 다시 시작된 제국의 시대를 바르게 이해하고 또 그 미래를 점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제국의 ‘강력한’ 영향 아래 있는 한국을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스티븐 하우 지음·강유원·한동희 옮김/뿌리와 이파리·1만5천원.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시체를 토막내 팔면 더 비싸다

<시체를 부위별로 팝니다>

<시체를 부위별로 팝니다>
<시체를 부위별로 팝니다>
“오늘 오후에 얘기했던 대로 무릎 열 개, 어깨 열 개, 손목 표본 한 개가 필요합니다.” “곧 마련해 드리죠.” 고객과 존 브라운 사이에서 오간 메시지 내용이다.

평범한 화장장 사업주였던 존 브라운은 2000년 바이오텍 아나토미컬을 설립했다. 그가 준비할 것은 냉동 창고와 해부용 칼, 톱이 전부였다. 그는 시신을 조각내 머리 500달러, 어깨 350달러, 팔꿈치 350달러, 몸통 600달러, 척추 1,250달러, 무릎 400달러, 온전한 시체 한 구는 4,450달러에 팔았다. 시신을 2만 달러에 사서 조각내 20만 달러에 팔기도 했다. 주요 고객층은 존슨 앤 존슨 등 의료 관련 회사와 의과대학이었다. 결국 그는 예순여섯 구의 시체 훼손과 착복 혐의로 20년 형을 선고 받았다.

지은이 애니 체니는 시체 판매 업자들이 시체를 어떤 식으로 구해서 판매하는지를 취재를 통해 생생하게 풀어낸다. 꽤 복잡한 시체 산업 이야기와 관리 감독의 부실, 끝도 없는 수요와 그에 반해 한정적인 공급량, 파렴치한 브로커들과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기증자, 그들을 등쳐 먹는 의사와 과학자 등 눈을 질끈 감아버리고 싶은 사실들을 적나라하게 밝힌다. 애니 체니 지음·임유진 옮김/알마 펴냄·12000원.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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