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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인생을 승리로 이끄는 ‘전략 33계’

등록 2007-02-01 14:54수정 2007-02-01 19:56

<전쟁의 기술> 로버트 그린 지음. 안진환·이수경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2만5000원
<전쟁의 기술> 로버트 그린 지음. 안진환·이수경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2만5000원
잠깐독서/

<유혹의 기술>로 호기심을 자극했던 저자가 이번엔 <전쟁의 기술>로 호전성을 부추긴다. 유혹과 전쟁, 기술의 대상은 다른듯 하지만 ‘수싸움’이라는 본질은 같다. 다만 그 기술이 테크닉(art)과 전략(strategy)이라는 원제로 나뉘었을 뿐이다. 손자에서 나폴레옹까지 전략가들의 지략을 담은 ‘그린 병법’은 책갈피를 넘길때마다 화약 냄새가 진동한다. 그린의 33계는 ‘자신’과 ‘조직’을 다스린 뒤 ‘방어’와 ‘공격’에 나서면서 마구 ‘모략’하라는 선동으로 5개의 얼개를 마무리한다.

1차 세계대전중 영국군 정보담당은 독일군 라이벌을 제거하기 위해 편지를 보낸다. 이중스파이 노릇을 해준 데 감사한다는 내용과 함께 많은 돈을 넣었다. 편지 배달은 가장 믿지않는 부하에게 맡겼다. 독일군에 붙잡힌 부하는 편지가 진짜라고 말했고 라이벌은 결국 사살됐다. 이 모략이 성공한 것은 부하가 몰랐다는 데 있다. 그는 거짓을 연기한 게 아니라 고문을 받으면서도 ‘진실로’ 말했기 때문에 완벽했던 것이다. 사실과 거짓을 섞은 정보 유포의 위력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극적으로 나타난다. 연합군은 발칸반도를 공격하거나 파드칼레 해안으로 진입할 것처럼 역정보를 흘려 상상력이 과열된 히틀러의 손발을 묶어버렸다. 히틀러도 나오지만 히치콕도 나온다. <39계단>을 촬영하는데 함께 수갑에 묶인 남녀 배우가 우아한 척만 하자, 감독은 수갑열쇠를 잃어버렸다며 나가선 한참 뒤에야 돌아온다. 화장실도 같이 다녀와야 했던 두 배우의 연기는 당연히 리얼리즘 그 자체였다.

우회하여 측면을 공격하고 내부로 들어가 후방을 교란하라는 병법은 <주몽>팬은 물론 축구팬들에게도 상식이다. 그런데 병법 같지도 않은 병법 하나가 눈에 띈다. ‘위협적인 존재임을 과시하라.’ 건드려서 좋을 게 없다고 생각하게끔 ‘또라이’ 기질을 발휘하는 것이야말로 강력한 전쟁억지 전략이라는 것이다. 13세기 잉글랜드의 전쟁광 에드워드 1세한테 시달리던 스코틀랜드는 야영 때 백파이프와 뿔피리 소리로 ‘잠 못이루는 적군의 밤’을 만들어 반전의 실마리를 잡고 결국 평화협정을 맺는데 성공한다. 북한의 미사일과 핵실험은 뿔피리가 될 것인가?

정치인 특히 대선후보들과 참모는 이 책을 읽지 말았으면 한다. 권모술수의 역정보를 걸러내야 할 유권자가 봤으면 좋겠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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