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0일 이전엔 이름조차 모르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3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난 한달 반 남짓 한국사회는 메르스 공포로 휘청였다. 보건당국은 부적절한 초기 대응으로 혼란을 증폭시켰고, 한국을 대표한다는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환자의 절반 가까이를 발생시키고도 속수무책이었다. 메르스는 한국 보건의료시스템의 민낯을 드러냈다. ‘돈’을 앞세운 의료 상업화에 따른 공공의료 시스템의 쇠락, ‘빅5’ 등 대형병원 쏠림 현상의 위험성 등이 대표적이다. 21세기는 ‘감염병의 세계화’ 시대다. 메르스는 ‘미약한 경고’에 불과하다. 미지의 감염병이 언제 한국을 다시 덮칠지 모른다. 그 전에 한국의 보건의료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혁·보강해야 제2의 메르스에 대처할 수 있다. ‘신종·재흥 감염병’의 위험성에서부터 한국의 보건의료 시스템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 등까지 몇차례로 나눠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