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백자 가운데 ‘달항아리’가 있다. 생김새가 둥글둥글하고 넉넉한데다 살결이 희고 깨끗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보기만 해도 정겹고 그 속에 무엇을 담아도 소중할 것 같다.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다양한 항아리가 인류 문명과 함께해왔다. 삶의 진실을 드러내는 여러 ‘항아리론’이 곳곳에서 전승되는 것은 우연이 아...
여느 해보다 무더운 여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가장 뜨겁고 두려웠던 여름은 1950년 한국전쟁 초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당시 국군과 유엔군은 전세를 뒤집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특히 미군의 주력 폭격기인 B-29의 활약은 눈부셨다.(<폭격>) B-29의 대량 폭격은 북한 지역 사람들뿐만 아니라 38선 ...
서울 부근의 산길을 가다 보면 노란색 비닐을 감은 나무들을 볼 수 있다. 나무를 잘라 쌓아놓고 비닐로 덮어놓은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참나무시듦병 때문이다. 이 병은 2004년에 경기도 성남·광주·여주, 강원도 철원·화천 등에서 발생했다. 이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번져 한해 수만~수십만 그루가 피해를 봤다. ...
1982년 5월2일, 영국의 핵잠수함 콩커러가 남대서양 포클랜드 인근 해역에서 3발의 어뢰를 쐈다. 아르헨티나의 순양함 벨그라노는 35분 뒤 바닷속으로 가라앉았고 1100명가량의 승무원 가운데 321명이 숨졌다. 포클랜드 전쟁이 사실상 끝나는 순간이었다. 2년여 뒤인 84년 7월, 영국 정부의 발표 내용 가운데 여럿이 거...
2009년 신종 플루가 급속하게 확산됐다. 새 바이러스여서 당장 쓸 수 있는 백신이 없었다. 전파 속도를 늦추는 게 유일한 대안이었다. 그러려면 이 바이러스의 소재부터 파악해야 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전국 의사들에게 사례 신고를 요청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며칠씩 앓고 난 뒤에 의사를 찾았고, 통계는...
강국 또는 강대국(great power)은 경제·정치·군사·문화 등의 측면에서 국제정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를 말한다. 근대 국제관계에서 이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1814년 영국 외무장관 캐슬레이다. 20년 가까이 유럽을 휩쓴 나폴레옹전쟁을 마무리하고 안정된 국제질서를 모색할 때였다. 당시 강국은 영국·프랑스...
우리나라에서 넷째로 큰 섬인 인천광역시 강화도의 서북쪽에 교동도라는 작은 섬이 있다. 이 섬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교동향교가 있다. 12세기에 공자 등의 신위를 모신 문묘로 출발해 유학 교육기관인 향교로 발전했다고 한다. 교동(校洞)은 흔한 지명이다. 과거 제법 규모가 있는 지역의 중심지에는 읍성과 ...
신라 성덕왕(재위 702~737) 때다. 순정공이 부인 수로와 함께 강릉태수로 부임하러 가는 길이다. 바닷가 천길 절벽에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다. 홀린 듯 바라보던 수로가 그 꽃을 꺾어줄 사람이 없는지 묻는다. 모두 망설인다. 마침 늙은 암소를 몰고 지나가던 노인(견우노옹)이 다가와 절을 하고 노래를 부른다. “붉은 ...
‘팃포탯’(tit for tat)은 탁구 경기를 하는 것처럼 맞받아치는 상황이나 전략을 가리킨다. 이 말은 1980년대 초반 미국 정치학자 로버트 액설로드가 게임이론에서 사용하면서 유명해졌다. 믿을 수 없는 상대와 게임을 되풀이한다고 하자. 서로 협력하면 둘 다 큰 이익을 얻지만 한쪽만 협력하면 이익과 손해가 갈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