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종범이 16일(한국시각) 세계야구클래식 일본과의 경기 8회초에 2타점 결승타를 작렬시킨 뒤 1루로 달려가고 있다. 애너하임/연합뉴스
“두번씩이나 한국에 참패하다니, 이럴 수가 ….”(일본)
“휴~ 한국 때문에 살았다.”(미국)
16일 한국의 선전에 두 야구 강대국의 희비가 엇갈렸다.
17일(오전 9시반) 멕시코가 미국에 3점 이상을 뽑아내며 이겨야만 4강에 오르는 처지에 몰린 일본 쪽 분위기는 ‘침통’이란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다. 8회초 한국이 2점을 먼저 얻어 팽팽하던 균형이 깨진 뒤부터 경기를 중계하던 일본 아나운서와 해설자의 목소리가 몹시 위축되기 시작했다. 일본은 수비실수가 위기를 불러 또 한 번 1점차로 패한 데 대해 안타까움과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전날 멕시코에 대승한 기세를 이어 지난번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한국의 벽에 부닥쳐 좌절되자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그렇지만 일본 쪽은 한국의 실력향상에 대해선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일본이 한국 투수진의 호투에 눌려 패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멕시코가 미국을 이기면 미국의 실점에 따라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며, 실낱같은 가능성에 마지막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미국 전국지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한국의 도움으로 미국은 세계야구클래식 명분을 유지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계야구클래식을 독단적으로 창설한 미국이 간신히 체면치레를 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엘에이 타임스>는 인터넷판에서 ‘한국, 미국을 구하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실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웹사이트(MLB.com)는 ‘미국은 한국이 이겨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는 제목과 함께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 이종범이 두팔을 활짝 벌리고 있는 사진을 첫 화면에 올려 시선을 끌었다. 이날 한-일전 결과는 흥행을 의식하고 있는 대회조직위원회에도 기쁨을 줬다. 미국이 한국에 지면서 야후 스포츠가 서둘러 마련한 인터넷 투표에서 ‘미국이 4강에 못 가면 세계야구클래식 경기를 더 이상 안보겠다’는 팬이 51%에 이르렀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외신종합 parkje@hani.co.kr
일본의 국민타자 스즈키 이치로가 16일 세계야구클래식 한국전에서 1-2로 패하자 분을 삭이지 못하고 화를 내고 있다. 텔레비전 화면 촬영
메이저리그 공식 웹사이트(MLB.com)는 ‘미국은 한국이 이겨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는 제목과 함께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 이종범이 두팔을 활짝 벌리고 있는 사진을 첫 화면에 올려 시선을 끌었다. 이날 한-일전 결과는 흥행을 의식하고 있는 대회조직위원회에도 기쁨을 줬다. 미국이 한국에 지면서 야후 스포츠가 서둘러 마련한 인터넷 투표에서 ‘미국이 4강에 못 가면 세계야구클래식 경기를 더 이상 안보겠다’는 팬이 51%에 이르렀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외신종합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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