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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여행과 섹스관광

등록 2008-01-1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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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하러 베트남에 갑니다.

해마다 6월이면 <나와우리>라는 시민단체에서는 평화여행단을 모집합니다. 목적지는 베트남 중부지방의 한 마을입니다.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작전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곳입니다. 대학생이 주를 이룬 여행단원들은 마을 주민들을 위해 새집을 짓거나 길을 닦고, 꼬맹이들과 함께 즐거운 체육대회를 엽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영정사진을 찍어 드리기도 합니다. 두 나라가 과거에 맺은 악연을 민간 차원에서 풀기 위한 평화 여행입니다. 종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으로 봉사여행을 온 일본인 대학생들을 연상시킵니다.

반대편엔 베트남 섹스 관광이 자리합니다.

화대가 싸서 베트남을 사랑한다는 중년의 남성들. 지난해에는 아예 패키지 섹스 관광 전용 사이트까지 생겨났다는군요. 부부 동반이라 해도, 가이드가 책임지고 저녁엔 부인을 따돌려 드린다는 안내문까지 붙는 지경입니다. 콧대 높은 일부 한국인 관광객들은 불법을 저지르면서도 제3세계 인민들에게 자선을 베푼다는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한국으로 기생 관광을 오던 일본인들을 연상시킵니다.

금강산 관광은 또 어떨까요. 더 많은 이들이 만물상, 또는 구룡폭포를 보거나 내금강을 찾을수록 한반도 평화체제를 지속하는 데 보탬이 될 만합니다. ‘책임 여행’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해도 억지는 아닙니다. 하지만 ‘섹스 관광’으로 전락할 위험 또한 없지 않습니다. 금강산 관광특구 안의 숙박시설 건물엔 상당수 유흥주점들이 영업 중이고, 그 여성 도우미들은 중국인들이거나 재중동포들입니다. 북한 당국의 손길이 닿지 않는 특구 속의 또다른 특구입니다.

여행을 자유롭게 소비하는 시대. 꼭 무거운 ‘책임’을 지고 다녀올 필요는 없습니다. 단, 칠칠치 못하게 걸려 여권에 ‘색마’라는 스탬프를 찍힌 채 추방되면 무척 창피하겠지요.

고경태/ <한겨레> 매거진팀장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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