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노래하고 춤추고 얘기꽃…‘비폭력 밤샘축제’

등록 2008-07-06 19:21수정 2008-07-06 19:53

5일 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국민승리 선언 촛불대행진’이 열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5일 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국민승리 선언 촛불대행진’이 열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문화 되찾은 ‘7·5촛불’]
시민·노동·종교계 대거참여…야3당도 합세
평화 끝까지 유지…박노자 교수 “문화혁명”
평화의 촛불이 또다시 활활 타올랐다. 촛불은 서울 태평로 일대를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거대한 해일처럼 일렁거렸다. 시민들은 시종일관 비폭력 기조를 유지하며 축제의 한마당을 펼치며 밤을 지샜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수는 “이건 좋은 의미의 문화혁명”이라고 말했다.

‘국민 승리선언 범국민 촛불문화제’가 열린 5일 저녁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시민들이 ‘미친소, 미친정부, 공안정권 2MB’라고 쓴 대형 펼침막을 매단 대형 풍선을 내리고 있다. 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국민 승리선언 범국민 촛불문화제’가 열린 5일 저녁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시민들이 ‘미친소, 미친정부, 공안정권 2MB’라고 쓴 대형 펼침막을 매단 대형 풍선을 내리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시민-노동-종교-야3당 총집결 비도, 두 달의 피로감도 시민들의 발길을 막지 못했다. 촛불은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세종로 동아일보 사옥 앞까지 빽빽하게 들어찼다. 지난 ‘6·10 촛불대행진(주최쪽 70만명, 경찰 8만명)’에 버금가는 엄청난 규모다. 가족, 연인, 인터넷 동호회, 노동조합, 대학 동문회 등 참가 단위도 다양했다. 수녀, 신부, 스님 등 4대 종단 소속 종교인들이 대거 참여했고, 노동조합 등 각종 노동·사회단체에 통합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 야3당도 공식 참여한, 거국적 양태다. 이날 참가자들은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귀막은’ 태도를 비판했다. 화가 김아무개(37)씨는 “도대체 정부가 귀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 인터넷에 가면 우리의 주장이 다 있는데, 대통령은 로그인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또 경찰의 폭력 진압에 대해서도 분노를 나타냈다.

■비폭력·평화 원칙 확고 시민들은 지난주 초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참가하면서 형성된 비폭력·평화시위 원칙을 이날도 확고하게 유지했다. 지금껏 고조됐던 시민과 경찰간의 극렬 대치 양상이 평화 대결로 한 단계 진화한 모양새다. 시민단체들은 “촛불이 계속되기 위해선 평화가 보장돼야 한다”며 회원 수천여명으로 구성된 ‘평화실천행동단’을 꾸려 이날부터 행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정부가 국민 목소리는 철저히 외면한 채 어떻게든 촛불을 끄려고 한다”며 “경찰 폭력에 맞서 온몸으로 촛불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와이엠시에이(YMCA)도 지난주 결성된 ‘눕자 행동단’을 구성해 밤새 집회장을 지켰다. 이날 경찰도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190여 중대 2만여 경찰들은 시민들과 최대한 접촉을 피하면서 촛불을 지켜봤다.

■되살아난 ‘축제의 난장’ 광장과 도심 일대는 다시 흥겨운 축제 분위기를 되찾았다. 주최 쪽이 마련한 대형 문화제를 중심으로 각계 단체에서 준비한 작은 행사들이 더해지면서 축제의 모자이크가 완성됐다. 주최 쪽은 대형 무대와 대형 스크린 2대를 준비해 문화행사를 진행했다. 안치환, 꽃다지 등 가수들이 잇따라 출연해 밤새 노래를 불렀고, 시민들은 거리 곳곳에서 끼리끼리 모여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각종 소모임들도 광장 주변에서 ‘풀뿌리 축제’를 수놓았다. 한 인터넷 모임은 ‘조·중·동 광고싣지 말기 운동’의 대표적인 긍정적 사례라면서, 삼양라면을 빗대 ‘삼양산성’을 만들었고, 스스로 주장을 적어넣도록 흰 종이 팻말을 나눠주는 단체도 있었다. 시사만화가 박제동 화백은 시민들에게 둘러싸여 흰티셔츠, 모자 등에 만화가 포함된 사인을 해줬다. 청소년들에게 라면·김밥을 무료로 나눠주는 ‘1318 매점’이 출현했고, 철도노조는 도시락 1천인분을 준비해와 출출함을 달래줬다. 한 여성모임은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광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바나나를 나눠주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5일 오후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위한 국민 서명을 받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민주당 의원들이 5일 오후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위한 국민 서명을 받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5일 오후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인터넷 동호회 회원들의 맞불집회가 진행되자 일부 시민들이 이에 항의 하고 있다. 가운데는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 활동하는 예비군 복장의 시민들. 연합뉴스
5일 오후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인터넷 동호회 회원들의 맞불집회가 진행되자 일부 시민들이 이에 항의 하고 있다. 가운데는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 활동하는 예비군 복장의 시민들. 연합뉴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7·5 촛불문화제 주요 장면

[%%TAGSTORY1%%]

[한겨레 관련기사]
▶ [현장]‘50만 촛불’ 광장에 다시 모였다
▶ 촛불에 영양제 된 촛불잔치…“우리는 자란다”
▶ 차벽 앞 ‘무저항이 비폭력인가’ 즉석 토론
▶ ‘촛불반대’ 의견수렴 시늉만 한 대한변호사협회
▶ 서울시, 남아 있던 ‘촛불천막’ 7개 강제철거
▶ 촛불 수배자 가족들 ‘찰거머리식’ 감시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